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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전기요금 걱정에 켜지도 못하는 2010년 이전 '깡통' 에어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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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전 효율 떨어지는 정속형

팬이 같은 속도로 돌아가는 방식

인버터 에어컨은 설정 온도 이르면

팬 속도도 줄어, 전력사용 효율적
아시아경제

서울 한 낮 최고 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보된 1일 서울 중구 한 건설현장에서 근로자가 쉬는 시간을 이용해 목을 축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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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역대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하지만 전기요금 폭탄 때문에 에어컨을 마음 놓고 켜놓는 것도 걱정이다. 전자 업계서는 "신형 에어컨은 전력 사용량이 낮아 전기요금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는다"며 "몇 년 쓰다 보면 에어컨을 바꾸는 비용이 빠질 것"이라고 소개한다. 이런 결과는 2010년 이전 에어컨이 정속형, 2010년 이후에는 인버터 에어컨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5일 LG전자가 실내 온도 33도, 실외 온도 35도의 18평 실험실에서 18평형 인버터 에어컨을 하루 8시간, 26도로 설정한 채 한 달 간 사용했더니 138kWh(킬로와트시)의 전력량이 소비됐다. 4인 가족 기준 일반 가정에서 하루 사용하는 전력량이 약 300kwh임을 감안하면 약 438kwh를 사용하는 셈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에 따른 전기요금은 8만4360원으로 추산된다.

반면 과거 정속형 모델의 경우 정격 냉방 소비전력은 1.45kWh 정도인데, 동일 기준 한 달간 사용할 경우 336kWh가 쓰인다. 결국 총 636kWh를 소모해 전기 요금은 14만7530원이다. 에어컨을 정속형에서 인버터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전기요금이 43% 줄어드는 것이다.

정속형과 인버터 에어컨은 실외기의 팬을 보면 구분할 수 있다. 실외기의 팬이 같은 속도로 돌아가면 정속형이고, 이 팬이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리면 인버터형 에어컨이다. 에어컨 실외기에는 기체를 압축할 수 있는 컴프레서가 들어가 있다. 냉매를 순환시키려면 이를 압축시켜서 고압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팬이 돌고 전기가 소모된다. 인버터 컴프레서는 정속형 에어컨과 달리 실내온도가 낮아지면 모터 속도가 자동으로 줄어 전력소모를 줄인다. 즉, 인버터는 에어컨이 필요한 전력만큼만 사용될 수 있게 유동적으로 조율하는 역할을 해 에어컨 전원을 켜면 일정한 바람이 계속 나오는 정속형 에어컨보다 전력을 아낄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출시한 모델에서 듀얼인버터를 탑재했다. 일반 인버터보다 전력 소모량이 15% 줄어드는 효과를 발휘한다. 이밖에 인공지능(AI) 플랫폼 '딥씽큐'가 실시간으로 냉방 상황 패턴을 감지해 추가적으로 18.7%의 절전하게 됐다.

삼성전자 역시 "인버터 에어컨이 정속형 에어컨보다 30% 이상 전력을 줄일 수 있다"며 "최근 출시한 무풍에어컨 'Q9500'에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작동하는 디지털 인버터가 탑재돼 기존 제품보다 최대 82% 전력량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루 12시간 사용할 경우 정속형 에어컨을 인버터로 교체하면 월 전기요금이 최대 1/3 줄어든다.

한편 7월 중순부터 시작된 폭염 기간 중 사용한 전기 요금 청구서가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발송되는 만큼 정부는 조만간 가정용 전기요금 부담을 줄일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시적 누진세 완화나 취약계층에 대한 특별 지원 등이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폭염이 오래가면 에어컨을 오래 켜고 살아야 하고, 그렇게 되면 전기요금 걱정도 커진다"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폭염이 특별재난에 준하는 것이므로 전기요금에 대해서도 제한적으로 특별 배려를 할 수는 없는지 검토해봐 달라"고 밝힌 바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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