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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봉사활동 2400시간' 해군 정용호 원사 "이웃을 도우면 행복이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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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는 해군 장병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해군3함대 소속 정용호 원사(45세). 정 원사는 지난 8월 1일 기준 누적 봉사활동 총 438회 2,400시간을 달성했다.

정 원사는 2010년 첫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래 9년 만에 2400시간을 돌파했다. 2400시간은 하루 4시간씩 600일을 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그가 사회복지자원봉사관리센터에서 정식 봉사활동 시간은 인증받기 전부터 2013년까지 더하면 시간은 더 늘어난다.

정 원사는 지난 2010년 함정에 같이 근무하고 있던 후배의 권유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 평택, 진해, 부산에 근무하며 지역 사회복지시설을 꾸준히 방문해 왔다. 노인 복지시설에서는 시설을 청소하거나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의 목욕과 식사를 도와드리고, 아동 복지시설에서는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학습활동을 지원했다. 이외에도 도서 해안정화활동에 나서거나 연탄배달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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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호 해군3함대 원사가 고속정편대 대원들과 함께 복지시설에서 에어컨 정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사진=대한민국 해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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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봉사활동에 본인의 재능을 한껏 발휘한다. 그는 해군에서 약 20년 간 함정 기관실 장비의 정비 업무를 수행해왔다. 관련 전문 자격증도 공조냉동산업기사, 보일러산업기사 등 16개나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계절에 따라 겨울에는 보일러 수리를 하고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에어컨 청소와 수리를 도맡아 한다.

그래도 부족했던지 그는 이웃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자격증도 5개를 더 취득했다. 조리사면허증, 한식·양식조리사는 시설에서 요리를 돕기 위해서, 심리상담사 1급·사회복지사 2급은 어르신들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보고자 취득했다. 현재는 미용사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

헌혈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동료가 어머니의 수술에 필요한 헌혈장을 구하는 것을 보고 본격적으로 헌혈을 시작했다. 그 결과 2016년에는 적십자헌혈유공장 은장(30회)을, 2017년에는 금장(50회)을 수상했다. 또한 대한적십자사에 매월 3만원씩 후원하고 있는 장기후원자이기도 하다.

해군에서 정 원사는 ‘봉사 전도사’로 통한다. 현재 321편대의 주임원사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희망하는 대원들을 데리고 매주 사회복지시설을 찾는다. 이젠 그를 따라나서 봉사활동을 참가하는 게 새로 부임한 대원의 신고식이 됐을 정도다.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달라진 장병들도 많다고 한다. 정 원사는 “한번은 다른 근무지에서 자살시도를 하던 초임하사가 부임왔는데, 본인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많고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복지시설에 몇 번 데려갔었다”면서 “그 후 그 하사는 봉사활동에 매번 참여하며 삶의 태도를 바꿔 군 생활을 열심히 했고 나중에는 부사관 능력평가에서 최우수를 받았다”며 경험담을 전했다.

정 원사는 ‘은가비’ 봉사동호회에서 활동을 하기도 한다. 지난 2016년에는 그의 선행이 부산광역시에 알려지면서 수영구청에서 ‘2016년 자원봉사자 은배지’를 받기도 했다.

부산 소화영아재활원 전 헬레나 원장수녀(58세)는 “정 원사님은 쉬는 날이면 이른 아침부터 찾아와 봉사를 하고 가신다”라며 “세상에는 자기만을 위해 사는 사람이 많은데, 이 분은 남을 위해 특히 힘없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는 사람이며 마치 이 세상의 빛과 소금 같은 존재다”고 말했다.

정 원사는 “어려운 이웃들을 돕다보면 오히려 나 자신이 얻는 것이 더 많고 결국에는 나에게 행복이 찾아온다”라며 “나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온정을 나누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더 나눔을 실천하며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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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호 해군3함대 원사가 자원봉사활동 확인서와 봉사활동을 위해 취득한 자격증을 들고 고속정편대 대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대한민국 해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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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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