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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미·중 무역전쟁 향배는? 베이다이허에 쏠린 자본시장 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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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현직 공산당 지도자들의 비밀회동인 베이다이허 회의가 임박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의 눈과 귀가 중국의 휴양지 베이다이허로 향하고 있다. 최대 현안인 무역전쟁 대응방안을 놓고 이들 수뇌부가 내놓을 결정에 따라 향후 전쟁의 향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5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CCTV 등을 보면 중국 관영 매체들은 지난 2일부터 시 주석을 비롯해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의 동정 보도를 내보내지 않고 있다. 매년 이맘때 진행되는 중국 전·현직 지도자들의 비밀회의,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모습을 감춘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 공산당 전·현직 지도자들이 여름 휴가를 겸해 베이징에서 280㎞ 떨어진 허베이성의 휴양지 베이다이허에 모여 국정을 논의하는 비공식 회의다. 통상 8월 베이다이허 회의는 ‘정치’, 12월 경제공작회의는 ‘경제’로 역할이 나눠진다.

하지만 무역분쟁이 사실상 중국의 안보문제와도 연결된 G2간의 파워게임인데다, 시 주석 체제를 위협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의 화두는 일찌감치 무역분쟁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지난달 18일 이후 무역전쟁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는데,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수뇌부들의 총의를 모아 대응방안을 확정짓기 위한 침묵이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회의 직후 중국이 취할 태도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국내 자본시장은 이미 미·중 무역분쟁의 직접영향권에 들어있다. 한국은행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2016년 미국, 일본, 중국의 주가지수가 1% 변동할 때 국내 주가지수는 각각 0.006%, 0.124%, 0.192%씩 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는 미국과 일본이0.479%, 0.304%로 높았고 중국은 0.112%에 불과했다.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중국 주식시장과 동조성이 확대된 것이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코스피와 상하이종합지수의 상관관계지수는 0.9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커지는 것으로 두 지수의 상관관계는 지난 6월만 해도 0.2~0.5대에 머물렀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면서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 2일 한 달만에 최대 낙폭을 보인 코스피지수 하락도 관세율 인상이라는 미국발 악재보다 상하이종합지수의 급락(-2%)에 더 영향을 받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베이다이허 회담의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날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도 베이다이허 회담 이후에는 하나의 입장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나서서 공식 대응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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