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평소 아르바이트생 모두에게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하도록 했다. 청소년에게 술·담배를 팔았다 영업정지를 당한 자영업자들을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날로 진화하는 요즘 청소년들 수법은 막을 수는 없었다.
A씨는 "왜 잘못은 애들이 했는데 책임은 성실히 살아온 업자들이 짊어져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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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미성년자는 훈방이나 가벼운 교내 징계를 받는 정도에 그친다. 설령 미성년자가 의도적으로 나이를 속여도 처벌은 업주만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은 성인과 비교해 대부분 초범이고 인지 능력 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위조 신분증을 사용하다 적발됐을 때는 청소년도 중죄로 다뤄진다. 형법 제225조에 따라 공문서 등의 위·변조 혐의로 10년 이하 징역형을 받게 된다.
다만 청소년이 위조 신분증을 사용했더라도, 업주가 술·담배 등을 판매했다면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되고 만다. 적극적인 신고가 어려운 이유다.
업주들은 청소년보호법을 두고 '을들을 괴롭히는 악법'이라고 항변한다. 지난 6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한 업주라도 신분증 확인 등 최소한의 조건을 지킨 경우, 행정처분을 면제해주는 내용을 담은 '식품위생법 및 청소년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업주들은 청소년 처벌을 강화하지 않는 이상 실효성이 없다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서울 동작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B(43)씨는 "상식적으로 범법자를 처벌하는 게 근본적인 방안 아니냐"며 "범법 행위를 그저 방어할 방패를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세금을 내고 나라 살림에 이바지하는 것은 업주들인데 정작 우리는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정재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익형량을 따져 봤을 때, 아무리 자영업자들이 힘들어도 술·담배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공익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다만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인 만큼 무조건적인 단속보다는 세밀하게 접근해 억울한 자영업자들을 구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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