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몰카국을 알리는 게시물.사진=워마드 게시판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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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남성혐오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 ‘한국은 몰카국’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현재 게시물은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이 게시물을 보고 한국을 자칫 몰래카메라(몰카) 범죄가 만연한 국가로 보는 편견에 휩싸일 수 있다는 데 있다.
최근 워마드 게시판에 올라온 ‘한국은 몰카국’ 글은 영문으로 ‘The nation of MOLKAS’ 제목과 함께 “한국에 여행 온 적 있나? 그렇다면 당신이나 당신의 가족은 몰카에 찍혔을 것이다”, “한국의 모든 화장실·침실에는 초소형 몰카가 설치돼 있다. 한국에 오지 말라”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워마드가 나라 망신 시킨다’ 라는 주장과 ‘실제로 몰카국 맞다’ 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나라 망신’ 주장에 대해 워마드 일부 회원은 “징징대지 말고 몰카를 없애면 될 거 아니야”라며 ‘한국은 몰카국’ 이라는 글이 올라온 본질적인 이유에 대해서 언급했다. 또 다른 회원들은 “사회고발을 했으면 좀 알아들어”, “나라 망신 시킨 게 워마드?”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몰카국을 알리는 게시물.사진=워마드 게시판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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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실제로 한국의 몰카 범죄 상황은 어떨까. 대검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는 2007년 517건에서 2015년 7730건으로 10여 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또 전체 성폭력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7년 3.9%에서 2015년 24.9%로 크게 증가했다. 타인의 신체를 동의 없이 몰래 촬영하고 소장하는가 하면 트위터 등 각종 SNS에 유포하는 몰카형 범죄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사이버 성폭력 피해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피해 발생 플랫폼으로 ‘SNS’(40.9%)가 가장 높았다.
이 같은 몰카 범죄 피해자 성별은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여성가족부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운영한 결과를 보면, 신고자 493명 중 여성이 85%(420명)를 차지하고, 10대부터 50대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성들은 이른바 몰카 공포증을 말하는 ‘몰카포비아’로 고통받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몰카 찾는 법’, ‘몰카 구멍 막는 방법’ 등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글 내용을 보면 공중화장실 이용시 송곳이나 글루건(실리콘 접착제)등을 이용, 몰카로 의심되는 구멍 등을 때우거나 막는다. 일종의 ‘몰카 대처법’인 셈이다.
화장실 몰카 점검.사진=연합뉴스 |
이 가운데 몰카 범죄가 줄어들거나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솜방망이 처벌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대법원 자료를 보면 ‘카메라 등 이용 촬영’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이들 가운데 1심에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난 비율은 2016년 기준 10명 중 9명(86%)에 달했다. 몰카 범죄자 10명 중 1명만 실형을 받은 것이다.
이 같은 몰카 범죄가 잇따르자 정부는 공중화장실 5만여곳에서 상시로 몰카 설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인구밀집지역 등 몰카 설치 의심이 큰 특별구역은 주 1회 이상 점검하고 그 밖의 지역은 이용자 수와 화장실 수 등을 고려해 점검 주기를 결정한다.
또 사이버 수사인력 1200여명을 활용, 불법촬영물 공급자를 단속한다. 시민단체와 사이버유해정보 신고단체인 누리캅스 등이 신고한 사건을 우선 수사하며 음란사이트 운영자, 웹하드 헤비 업로더, SNS 상습 유포자 중심으로 단속한다.
한편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워마드가 ‘한국은 몰카국’ 게시물을 배포하는 것에 대해 “일단 지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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