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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로보어드바이저 돋보기]⑨자산배분 형태 투자 지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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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 대표

지난 6월 말 드디어 국내에서도 제한적이나마 비대면으로 일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금융투자업 규정이 개정됐다. 이제 국내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들은 준비 과정을 거쳐 2019년께부터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 시장 참여자들이 노력을 기울인다면 고객들에게 로보어드바이저의 특징을 잘 살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시장 활성화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첫째,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고객들의 수익률과 변동성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 전체를 보고 투자하기 보다 개별 종목 개별 펀드 위주의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개인들의 위험(변동성)이나 투자기간을 고려하지 않고 수익률이라는 단일 기준에 맞춰져 있다면 투자가 위험해질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만능의 수익 도구는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초과 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소비자 들이 단기에 국한한 ‘수익률’의 잣대로 평가를 하게 된다면 시장의 변동 상황에 따라 상품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 있어 자칫 시장 전체가 침체될 우려도 있다. 위험 및 투자기간의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한다면 일반 대중 금융 소비자 투자 수익의 관점에서도 올바른 선택이 될 것이다.

둘째,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배분 투자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의 성과가 좋았던 지난해 7~10월 개인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5.15%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94%,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평균은 21.54%, 외국인은 5.24%다. 개인들은 분산투자보다 개별 종목 위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보더라도 개별 종목, 개별 자산군 중심의 투자는 성공확률이 굉장히 낮다. 개별 종목이나 자산군 가격 변동은 사소한 변수에 의해 급격하게 변동할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변수들은 사전에 예측 가능한 경우가 거의 없다.

특히 정보화·글로벌화로 인해 시장에 영향을 주는 정보는 거의 즉시 시장에 확산돼 가격 변동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주는 상황이다. 전문적으로 투자를 하지 않는 개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정보의 습득과 해석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개인들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다. 개인투자자의 수익률과 기관투자자 수익률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자산배분 형태의 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이 이야기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정보를 전문적으로 습득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있는 기관 투자자라고 할지라도 개별 종목이 아닌, 전체 자산군에 대한 정보를 모두 해석하고 시장에 대응하는 것은 로보어드바이저와 비교해 그 효율성이나 결과의 측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즉 개인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통해 접근한다면 기관 등 전문적 투자자에 대비한 단점의 극복이 가능해진다. 정보의 습득과 해석에 있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를 통한다면 컴퓨터가 저비용으로 직접 진행하기 때문에 결국 개인들은 전문적인 투자자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성과를 누릴 수 있다. 자산 배분 형태의 투자, 즉 포트폴리오 투자는 수학적으로 충분히 설명이 된 방식으로, 위험성을 낮추고 수익률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일반 개인 대중 투자자들이 이런 방식으로 투자를 하지 못하고 개별 종목 위주로 투자를 했던 것은 전문 투자자와는 달리 전체를 보는 역량을 갖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통해 전체를 보고 투자하는 역량을 저비용으로 개인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사실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시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 대중 투자자들에게 자산배분 형태의 투자 방식을 이해시키고 이에 대한 수요를 키우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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