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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아시안게임 육상, 박태건 있다···장재근 넘어선 200m 최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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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박태건, 10일 진천선수촌


【진천=뉴시스】 권혁진 기자 = 지난달 28일 강원도 정선에서 한국 육상계를 뒤흔든 큰 사건이 발생했다. 강원도청 소속 박태건(27)이 1985년 자카르타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장재근이 수립한 남자 육상 200m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낯선 이름 탓에 ‘빼어난 신예’의 등장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박태건은 200m에 주력하기 전까지 400m 국내 최강자였다. 지난해 11월까지 그의 이름은 박태건이 아닌 박봉고였다.

1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난 박태건은 “이름을 두고 놀리는 분들이 많았다. ‘박봉고 말고 박페라리라고 지었으면 더 잘 달렸을 것’이라는 댓글도 봤다. 큰 대회를 앞둔 지금 바꾸지 못한다면 영영 못 바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개명한 박태건은 제72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무섭게 질주했다. 아무 생각없이 앞만 보고 달린 후 전광판을 보니 20초40이라는 숫자가 찍혀있었다. 장재근의 기록인 20초41을 0.01초 앞당긴 것이다.

박태건은 “코어근육을 강화했고 마지막까지 상체의 흔들림이 없도록 노력했다. 턱에 힘을 주는 것에도 신경을 썼다. 그래서 좋은 기록이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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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건, 6월28일 정선종합경기장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새로운 레이스를 시작한다. 다음 타깃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다. 200m와 400m 계주에 나서는 그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특히 자신감을 쌓은 200m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19초9대를 뛰던 선수도 아시안게임에서는 20초4대로 금메달을 땄다”는 박태건은 “외국 대회 경험도 많이 쌓였고, 더 안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한 적도 많다. 더 좋은 기록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가 내건 아시안게임 금메달 가능 기록은 20초20대다. 박태건은 “이 숫자가 전광판에 내 이름과 같이 있는 상상을 많이 한다”면서 “150m 이후 힘들이지 않고 빠르게 달리는데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마음에 담아둔 승부처를 공개했다.

장재근은 자신의 기록을 넘어선 박태건에게 “지금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정진해 한국 육상을 이끌어 달라”고 격려했다. 박태건은 올 여름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한국 육상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뛰고 또 뛸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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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이라고 안 될 것은 없다. 지금 당장이 아닌 미래를 보면 한국 육상이 더욱 발전할 것 같다. 내 이름이 한자로 클 태, 세울 건이다. 크게 하나(한국기록) 세웠으니 더 큰 것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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