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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쎈언니로 돌변한 실리콘밸리 직원…회사 정책에 제목소리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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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마존 등 미국 IT 업계를 대변하는 기업 직원이 자사의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들 기업의 직원은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회사 경영진이 추구하는 방향이 자신의 소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경우,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한다. IT 업체 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재 영입 전쟁이 치열해지자 회사의 방침에 반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6월 구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무기나 부당한 감시 활동 등에 활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인공지능 개발 원칙 7가지를 발표했다. 피차이 CEO가 인공지능 관련 규칙을 발표한 것은 수천 명의 구글 직원이 미 국방성(펜타곤)에서 추진하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드론 타격률 증가 프로그램에 구글이 참여하는 것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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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직원 3100명 이상은 4월 초 "구글은 전쟁사업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며 "펜타곤의 파일럿 프로그램 '메이븐(Maven)'에서 철수하고 전쟁 기술을 구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라"는 서한을 피차이 CEO에게 보냈다. 피차이 CEO의 발표는 구글 직원이 보낸 서한에 대한 공개 답장인 셈이다.

구글은 2017년 7월부터 메이븐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구글 직원은 해당 프로젝트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경영진에게 보냈다. 결국, 구글은 피차이 CEO가 인공지능 개발 원칙을 발표하고 2019년 만료되는 메이븐 프로젝트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아마존 역시 기술 개발을 둘러싸고 내부 직원의 반발에 휩싸였다. 문제가 된 것은 아마존이 2016년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일환으로 선보인 안면 인식 기술 '레코크니션'이다. 이 기술은 일종의 매칭 기술로 고객이 서버에 저장한 이미지에 태그를 입력한 뒤 다른 사진과 비디오를 스캔해 특정 인물을 탐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아마존 내부 직원은 물론 미국 시민단체 일부는 5월 아마존이 '빅 브러더'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해당 기술을 미국 정부 등에 판매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했다. 아마존은 "일부 사람이 안면 인식 기술을 악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새로운 기술을 금지하면 삶의 질이 더욱 나빠질 것이다"라며 사실상 레코그니션 판매 중지 요청을 거절했으나, 올랜도 경찰국은 레코그니션 사용 중단을 선언하는 등 변화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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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애플,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 업계 직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불거진 이민자 추방 정책 등에 대해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자신이 속한 기업과 관련된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IT 기업은 전통적으로 CEO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운영되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IT 기업 직원이 경영진에게 반발한 경우는 드물다. 해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는 요소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흐름에 변화가 일고 있다. 시장에선 실리콘밸리 기업의 인재난이 직원의 해고 부담을 줄이고, 목소리의 크기를 키운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한다.

제임스 베런 예일대학 교수는 CNBC에 "IT 기업은 희소한 인재에 의존하고 있다"며 "직원을 적대시하고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뺏는 것은 인재를 끌어들이려는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인재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 기업의 고용주만이 직원에게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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