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운용사 못찾는 '해외진출 글로벌펀드' 3개월째 공회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올해부터 국내 기업에 투자조합 전액 투자해야…해외VC 참여부진 등 펀드 활성화 걸림돌 지적]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해외진출 글로벌펀드’(옛 외자유치펀드)가 운용사를 찾지 못하고 3개월째 공회전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와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업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펀드의 진입 문턱을 높였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9일 중기부와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지난 4월부터 1150억원 규모의 ‘2018년도 해외진출 글로벌펀드 출자계획’을 공고하고 국내외 VC를 대상으로 운용사 모집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한 곳도 선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상위권 해외 VC의 참여율이 과거보다 떨어져 마땅한 운용사를 찾는 데 애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진출 글로벌펀드는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자금 유치와 글로벌 진출을 돕는다는 취지로 2013년 10월 결성됐다. 지난해까지 ‘해외 VC 외자유치펀드’라는 이름으로 운용하다가 올해부터 해외진출 글로벌펀드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 운용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업명 변경과 함께 투자 및 출자요건 등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기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올해부터 펀드 약정액 전체를 국내 기업에 투자하도록 했다. 지난해까지는 모태펀드 출자금액의 1.1~1.5배 수준만 투자하면 됐다.

모태펀드가 100억원을 출자해 전체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면 과거에는 110억~150억원을 국내 기업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운용이 가능했다. 현재는 1000억원 모두를 국내 기업에만 투자해야 한다. 이외에 해외 투자자가 펀드 약정액의 50% 이상 출자해야 하고 한국 기업에 대한 효율적 지원이 가능한 전문인력 2명 이상을 펀드매니저로 배치해야 하는 조건도 추가됐다.

업계에선 이같은 기준 강화가 오히려 펀드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진출 글로벌펀드는 목적 자체가 해외 VC들한테 국내 기업을 소개하고 해외진출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데 있다”며 “아쉬울 게 없는 해외 VC가 까다로운 투자조건까지 감수하면서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벤처투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올해부터 변경된 투자요건은 정책 목적에 맞게 해외VC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미 협의가 상당히 진척된 VC들도 꽤 있기 때문에 이르면 이달 중에는 운용사를 선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