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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4강 잉글랜드, 과르디올라 믿고 우승 꿈꾼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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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과르디올라 클럽팀이 우승하면 그 팀 소속 국가가 월드컵 우승

28년 만에 월드컵 4강에 진출한 잉글랜드에서 6골을 넣은 공격수 해리 케인, 감독 개러스 사우스게이트만큼 뜨거운 남자가 있다. 잉글랜드와 무관한 스페인 카탈루냐 사람,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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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프 효과가 올해도 이어질까. 잉글랜드 팬들은 2010년, 2014년처럼 올해도 페프가 우승했던 리그의 소속 국가, 즉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우승하기를 바란다.‘ 페프는 우리의 비밀병기’란 제목의 기사가 담긴 잉글랜드 매체 지면. 월드컵 트로피에 페프의 머리를 합성했다. /더선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금 잉글랜드의 '부적' 같은 존재다. '과르디올라 효과(Guardiola Effect)' 때문이다. 과르디올라를 통칭 '페프'라 부르기 때문에 '페프 효과'라고도 한다.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 과르디올라가 맡은 클럽팀이 우승하면, 해당 팀 소속 국가도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과르디올라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고 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승팀은 스페인이었다. 과르디올라는 2014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고 우승했는데, 그해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한 팀 역시 독일이었다.

그리고 올해, 과르디올라는 맨체스터 시티를 이끌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했다. 리그 역대 최다 연승(18), 역대 최고 승점(100·32승4무2패) 등 신기록을 세운 압도적 시즌이었다.

그러자 월드컵을 앞두고 팬들이 먼저 흥분하기 시작했다. "혹시 올해 잉글랜드가 일 내는 거 아니냐"는 희망 섞인 예상이 쏟아졌다. 언론도 '페프가 우리의 비밀 병기'라거나 '페프가 잉글랜드 성공의 키를 쥔 이유'라며 여기에 거들었다. 이는 월드컵 개막 전까지만 해도 1966년 이후 우승이 없는 잉글랜드 축구계의 갈증을 반영하는 해프닝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잉글랜드가 러시아월드컵에서 4강까지 오르면서 '페프 효과'가 재평가받고 있다. 단순한 유머나 미신이 아니라 근거가 있는 주장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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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는 8일 "2010년 스페인, 2014년 독일은 각각 당시 과르디올라가 이끈 팀 소속 선수들이 주축이었다"며 "2018년 잉글랜드도 과르디올라에게서 배운 맨시티 수비수 존 스톤스, 카일 워커와 공격수 라힘 스털링이 주전으로 활동하는 덕을 보고 있다"고 했다. 또 스페인과 독일은 당시 과르디올라가 유행시킨 티키타카(탁구공처럼 패스가 짧고 빠르게 오가는 양상) 스타일을 내세워 승승장구했다. 올해 잉글랜드는 거기에 강력한 전방 압박을 장착해 우승 문턱까지 왔다.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했던 방식 그대로다.

구체적인 전술의 틀도 잉글랜드와 맨시티가 같다. 방송 해설가로 변신한 잉글랜드 전설 폴 스콜스는 "잉글랜드는 (맨시티처럼) 3백을 쓰고, 골키퍼도 짧은 패스 플레이를 한다"며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페프를 만났고, 그의 지략을 빌려왔다. 분명 페프가 잉글랜드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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