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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그룹 등에 업은 CJ대한통운, '동트기 전의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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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종목대해부]CJ대한통운, 메가허브터미널 본격가동 기대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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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택배회사 CJ대한통운은 우울한 상반기를 보냈다. 택배 단가는 14개 분기 연속으로 하락했는데 최저 임금이 17% 가까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그동안 탄탄한 그룹 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가해온 CJ대한통운의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그러나 하반기에 대한 전망은 정반대다. 곤지암에 증설 중인 물류센터 '메가허브터미널'의 본격 가동으로 택배 운영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비용 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그동안 활발히 진행해온 인수·합병(M&A)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J대한통운의 부진한 상반기는 '동트기 전의 어두움'이라는 시장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기대감은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올 들어 줄곧 내리막길을 탔던 CJ대한통운 주가는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에 성공, 상승세를 탔다. 지난 6일 종가(16만8500원)는 52주 최저가(3월8일) 11만9500원 대비 41%오른 것으로 52주 신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CJ그룹의 전방위 지원 속 가파른 성장=CJ대한통운은 2011년 12월 CJ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그룹 주요 계열사들로부터 안정적으로 일감을 수주하며 성장을 지속해왔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CJ그룹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들과의 내부 거래를 통해 883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7조1104억원)의 12.4%를 채웠다. 전년의 7714억원에 비해 14.6% 늘어난 규모다.

CJ대한통운은 지분 40.2%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CJ제일제당에서 가장 많은 일감을 받았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이 CJ제일제당으로부터 거둔 매출은 32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 이밖에 CJ오쇼핑, CJ올리브네트웍스 등도 CJ대한통운에게 일감을 많이 몰아줬다.

이처럼 안정적인 CJ그룹 물량은 CJ대한통운이 단기간 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CJ대한통운은 2011년 매출 2조4411억원에서 지난해 7조1104억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1억원에서 2357억원으로 늘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에서 CJ그룹으로 인수된지 6년만에 몸집은 3배로 불고, 수익성은 2배로 좋아진 것이다.

◇1Q 영업익 전년比 11%↓, 최저임금 인상 '충격'=이처럼 승승장구하던 CJ대한통운에 올 들어 브레이크가 걸렸다. 국내 1위 택배업체로서 시장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외형성장을 기록했지만 업계의 지나친 출혈경쟁과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수익성이 쪼그라든 것이다. CJ대한통운의 1분기 실적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조원를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5.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53억원으로 같은 기간 11.4% 하락했다.

택배사업이 특히 저조했다. 1분기 택배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10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의 129억원 대비 18.6% 감소했다. 택배사업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최저시급이 시간당 7530원으로 대폭(16.4%) 상승한 여파다. 올해 CJ대한통운의 인건비 부담은 전년 대비 48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CJ대한통운이 지난해 택배사업에서 올린 영업이익(677억원)의 71%에 해당한다.

증권가에선 CJ대한통운의 2분기 실적도 1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외형은 커질 수 있지만 수익성은 나빠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동량은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나 마진율이 낮은 소형 화물 비중 증가에 따라 평균 단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간선비 절감 등 운영 효율화 효과가 본격화되고 창고 운영 수수료 등이 가시화하는 4분기부터 택배 마진 개선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연결 기준 매출액 2조1332억원, 영업이익 55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9% 늘지만 영업이익은 11.1% 줄어드는 것이다. 1분기와 마찬가지로 2분기에도 택배와 글로벌 사업부문이 외형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130억원 내외의 비용이 더 집행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물류 허브 가동'·'택배 단가 인상', 2가지 이벤트=CJ대한통운이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냈지만 하반기 예정된 이벤트들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첫 번째 이벤트는 '메가허브터미널'의 본격가동이다. CJ대한통운은 택배시장의 성장과 수도권 물량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광주 곤지암에 '메가허브터미널' 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메가허브터미널은 이르면 8월 말 본격 가동될 예정으로 CJ대한통운의 시장 지배자 위치를 더욱 공고히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메가허브터미널은 현재 물량 처리능력의 32% 수준이나 기존에 가동되던터미널을 폐쇄하면서 가동률이 빠르게 정상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메가허브터미널의 본격 궤도 진입이 택배 단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메가허브터미널의 가동률이 안정화되면서 CJ대한통운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으로 올라서면 택배 단가 인상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며 "택배 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단가가 인상되면서 CJ대한통운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 바닥을 지나 2분기엔 0.4%포인트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름 기자 pe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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