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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MT리포트]'타치폰'으로 게임하고 남몰래 SNS 즐기는 北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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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편집자주] 젊은이들이 휴대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하거나 결혼피로연장에서 셀카를 찍는 장면은 북한에서도 이제 낯선 장면이 아니다. 그간 여러차례 국제 해킹사고가 터질 때마다 북한이 거론될 정도로 SW(소프트웨어) 실력은 수준급이다. AI(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기술 개발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북한의 ICT(정보통신기술) 현황과 협력방안을 모색해봤다.

[북한 속쏙알기(2)-ICT]①北 스마트폰 벌써 20여종…감시·검열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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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사는 대학생 A씨는 시간이 날 때면 ‘봉사장터’ 앱에서 내려받은 모바일 게임 ‘고무총쏘기’를 스마트폰으로 즐긴다. 유명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와 유사하다. 스마트폰 스크린을 터치해가며 고양이를 기르는 게임에 푹 빠질 때도 있다. ‘셀카’를 찍어 공유하고 친구들과 모였을 때 스마트폰 사진 한장을 남기는 것은 센스다.

북한에도 모바일 열풍이 불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집권 후 ICT(정보통신기술) 발전과 함께 북한 주민들의 삶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휴대폰은 이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고, 평양 등 도심지역에서는 고가의 스마트폰 이용자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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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스마트폰 아리랑 171


◇474만대 휴대전화 보급…40%가 스마트폰=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Orascom)에 따르면, 2016년 6월 기준으로 474만대의 휴대전화가 북한에 보급됐다. 이중 40%가 스마트폰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도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지 10년이 흘렀다. 2008년 12월 오라스콤텔레콤과 합작회사 ‘고려링크’를 설립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북한에 출시된 스마트폰은 약 20여종. 대부분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조립한다.

북한 스마트폰 가격은 30만~150만원대로 피쳐폰보다 가격이 최대 10배 이상 비싸다. 때문에 북에서도 ‘부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북한 스마트폰의 대부분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같은 앱마켓 대신 전용 앱들을 내려 받을 수 있는 ‘봉사장터’를 운영한다. 대신 스마트폰 자체에 다양한 보안·통제기능을 갖춰 북한에서 허가하지 않은 앱을 설치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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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스마트폰 브랜드는 아리랑, 평양, 진달래다. 2016년 나온 ‘아리랑151’ ‘아리랑152’는 2014년 3월 출시된 삼성 ‘갤럭시S5’, ‘갤럭시S4’와 사양이 비슷하다. 스마트폰 기술이 한국보다 2~3년 정도 뒤처진 수준이란 얘기다.

지난해는 지문 인식 기능이 적용된 스마트폰이 출시됐다. 올해 3월 공개된 ‘아리랑171’은 지금까지 나온 북한의 스마트폰 중 가장 고사양 제품으로, 안드로이드 7.1.1 OS를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새 버전 발표 후 약 1년 만에 북한 스마트폰에 적용된 것은 기술 발전 및 적용속도가 과거보다 더 빨라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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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스마트폰 '진달래3'




◇외부 인터넷은 금지…검열·감시 속 일부 SNS도=북한 모바일 사용 환경은 상당히 폐쇄적이다. 함부로 국제전화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다. 일부 기관을 제외하고는 외부와 차단된 자체 내부망 ‘광명’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데, 제한된 웹사이트에만 이용할 수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일부에선 ‘카톡’, ‘위챗’ 등을 통해 중국이나 남한에 있는 가족과 소통하는 경우가 있다는 게 북한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메신저가 설치된 중고 스마트폰을 들여와 북중 접경지역에서 중국 통신전파를 이용하면서 몰래 메신저를 주고받는다는 설명이다.

조정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KDI(한국개발연구원)보고서에서 “북한 주민들은 보안원의 휴대폰 검열을 피해 손톱보다 작은 SD카드에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 대중문화 콘텐츠를 저장해 서로 돌려보곤 한다”며 “남한에서 유행하는 SNS 말투와 복장을 따라 하고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쓰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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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5일 오전 평양에서 한 시민들이 휴대전화를 보며 거리를 지나고 있다. 2018.07.05.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미선 기자 riv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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