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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중국의 교묘한 보복… 미국산 체리 검역 2주 늦춰 썩게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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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적 조사서 전수조사로 변경… 콩 등 미국산 통관 보류 잇따라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된 6일, 중국 세관은 미국 상품 통관을 보류하고 검역을 극단적으로 강화하는 등 '통관 전쟁'도 함께 시작했다.

관세를 올리는 것뿐 아니라 통관을 질질 끌거나 까다롭게 하는 등 '비관세장벽'을 활용해 대미(對美) 보복을 시작한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은 미국 상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이뤄지기 하루 전인 5일 자정부터 중국의 주요 항만과 공항에서 미국산 수입품 통관 작업이 중단돼 수십억달러 규모의 상품 수입이 마비됐다고 7일 보도했다.

중국식량비축공사가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대두 7만t을 실은 배는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은 6일 오후 다롄항에 도착해 '고율 관세를 피하는 마지막 미국산 대두'가 아닌 '첫 번째 관세 부과 대상'이 됐다. 이 배에 실린 1억5000만위안(약 251억원) 상당의 대두에는 4000만위안(약 67억원) 상당의 관세가 붙었다.

검역 강화도 중국이 활용하는 수법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상하이 양산항과 푸둥공항에서 보통 3~4시간이면 끝나던 미국산 체리 검역 절차가 지금은 10일에서 2주일까지 걸리고 있다"며 "선별조사가 세균 검사 등 다양한 명목을 붙여 전수조사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중국에 수출된 미국산 체리가 중국 남부지역 세관에서 일주일간 묶이면서 일부가 썩는 등 훼손되는 바람에 미국으로 반송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미국산 체리는 제철을 맞았지만 중국의 보복 품목으로 꼽히며 수입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수입상들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으로 수입선을 옮기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은 철저히 트럼프 지지층이 밀집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상품을 보복 대상으로 삼고 있다. 투자자문회사 무디스애널리틱스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 800만명이 중국의 미국 상품에 대한 보복관세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보고서를 냈다.



[뉴욕=김덕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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