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낮잠 박스'를 아시나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빛·소음 차단 숙면 도와 "업무 효과 크게 좋아진다"

조선일보

프랑스 기업 사일런스 비즈니스 설루션이 기업 내 휴게 공간으로 만든‘더 드림 박스’. 외부 소음과 빛을 차단해 짧은 낮잠을 잘 수 있게 만든 부스이다. /사일런스 비즈니스 설루션


어느 기업에서건 근무 시간 낮잠에 대해선 대체로 부정적이다.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잠을 자는 건 '근무 태만'으로 여긴다. 그렇더라도 직장인들은 어떻게든 낮잠을 잔다. 미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에 따르면 성인 40∼50%는 상사의 눈을 피해 화장실이나 자동차 안, 회사 밖 카페나 벤치, 심지어 도서관을 찾아 낮잠을 잔다.

기업들도 현실을 인정하고 변하고 있다. 낮잠의 생물학적 필요를 인정하는 회사가 늘기 시작했다. 수면 부족이 오히려 업무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나왔다. 랜드연구소는 미국에서 수면 부족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로 생기는 손실만 연간 4110억달러(약 460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최근엔 사내에 직원 수면 공간을 마련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런 수요를 노리고 가구·인테리어 업체들은 발 빠르게 기업용 휴게 공간 개발을 신사업으로 채택하고 있다. 시카고의 인테리어 업체 이스트레이크 스튜디오는 "모든 소음으로부터 벗어나 에너지를 충전할 곳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명상 공간부터 다목적 휴게실까지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만든다"고 했다.

지난달 시카고에서 열린 인테리어 박람회에서는 유럽 가구 업체들이 출시한 '낮잠 상자'가 등장했다. 프랑스 기업 사일런스 비즈니스 설루션이 제작한 '더 드림 박스'는 나무로 만든 부스다. 안에 작은 침대가 설치돼 있고, 문을 닫으면 외부의 빛과 소음이 차단된다. 에너지·고요·창의·직관 등 12개에 달하는 빛 모드를 선택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돼 있다. 개당 가격이 1만9000달러(약 2100만원)에 달하지만, 로레알 등 적지 않은 기업들이 구매했다.

핀란드 가구업체 프라메리는 '냅Q(NapQ)'라는 모델을 선보였다. 이 업체는 원래 회의, 팀워킹을 위해 소음이 차단되는 부스를 제작해 인기를 끌었다. 올해 출시한 새 모델은 부스 안에 테이블 대신 침대를 넣고 숙면을 위한 램프 등을 설치하며 잠을 잘 수 있는 모델로 변형했다. 프라메리 홍보팀장은 "낮잠을 잘 수 있는 부스를 제작해달라는 고객이 많아 새 모델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최아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