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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골키퍼·세트피스 잘한 팀이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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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4강팀 공통점은 '화려함보다 실리'

승부의 세계에선 '강한 자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것이다'란 말이 널리 쓰인다.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든, 어떤 팀과 만나든 결국 이겨서 성적을 내는 팀이 강팀이란 얘기다.

2018러시아월드컵 우승 경쟁이 이제 넷으로 압축됐다. 프랑스·벨기에·크로아티아·잉글랜드가 8강전 혈투를 딛고 살아남았다. 이들은 '어떻게든 결과를 챙긴다'는 공통점을 보여줬다. 경기 내용이 얼마나 부진하든지 상관없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골을 넣고, 실점을 최소화해 이기는 공식을 썼다. 특히 결정적일 때 터지는 세트피스 득점, 골키퍼의 빛나는 선방 두 가지가 핵심이었다.

◇프랑스·잉글랜드, 실리 축구로 산다

지난 6일 프랑스와 우루과이 경기도 그랬다. 프랑스는 유효 슈팅 단 2개로 2득점 하며 2대0으로 이겼다. 전반전 라파엘 바란의 헤딩 선제골은 프리킥 상황에서 터졌다. 우루과이는 뛴 거리 103㎞를 기록, 프랑스보다 4㎞ 더 뛰고, 유효 슈팅도 2개 더 많았지만 프랑스 골키퍼 위고 로리스를 뚫지 못했다.

프랑스는 킬리안 음바페, 폴 포그바 등 포지션별로 월드 클래스 선수를 보유해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경기력 자체는 기대에 못 미쳤다. 예상만큼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4강'이란 결과를 만들어냈다.

잉글랜드도 해리 케인(6골) 외 선수들의 골 결정력이 심각해 걱정을 샀지만, 세트피스로 승승장구 중이다. 7일 스웨덴전(2대0)을 비롯해 이번 대회에서 득점한 4경기 선제골을 모두 세트피스로 만들었다. 전체 11골 중 8골이 세트피스로 만든 작품이다.

◇내용은 사치, 결과만 얻어간다

벨기에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브라질전에서 고집을 꺾었다. 지난 경기까지 수비적으로 기용했던 공격형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를 처음으로 전방에 배치했다. 대신 수비적인 선수 2명을 후방에 투입해 더 수비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그 결과는 달콤한 2대1 승리, 그리고 4강 티켓이었다. 더브라위너는 결승 중거리 골로 믿음에 보답했다.

조선일보

크로아티아도 '결과 우선주의' 축구로 꾸역꾸역 4강까지 올라왔다. 덴마크전에 이어 러시아전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4대3(정규 2대2)으로 승리했다. 골키퍼 다니옐 수바시치가 덴마크전 승부차기 3개, 러시아전 1개를 막아내며 2연승을 이끌어 영웅으로 떠올랐다.

크로아티아의 승리로 이번 대회 이뤄진 4차례 승부차기에서 선축 팀이 모두 패하는 진기록도 이어지게 됐다. 일반적으로 먼저 킥하는 쪽이 심리적으로 우세하다는 분석이 있지만, 골키퍼 활약이 순서상 유·불리보다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러시아월드컵은 유로 2018?

올해 월드컵은 유로 2018이란 농담이 나온다. 네 팀 모두 지난 유로 2016(프랑스 개최)에서 토너먼트에 올랐다. 프랑스가 준우승으로 가장 좋았다. 벨기에는 8강,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는 16강이었다.

8강 팀 중 유이(唯二)한 비유럽 팀이었던 브라질과 우루과이가 탈락하면서 2006 독일월드컵부터 4개 대회 연속 유럽 대륙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게 됐다. 또 전 대회 4강 팀(독일·브라질·아르헨티나·네덜란드)이 이번 대회에선 한 팀도 4강에 들지 못했다. 또 독일·브라질·아르헨티나 세 나라 중 한 팀이라도 4강에 오르지 못한 건 역대 월드컵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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