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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폼페이오 “북 FFVD 때까지 제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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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방북서 비핵화 검증 합의 못해

북 “미, 강도 같은 요구만 해” 비난

폼페이오 “미가 강도면 세계가 강도”

북·미 워킹그룹 구성, 대화는 유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8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7일 평양에 머무르면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비핵화 문제 등을 협상한 뒤 일본을 찾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협상에 대해 “선의를 갖고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대화의 진전은 고무적이지만 이것만으로 기존 대북 제재의 완화를 정당화하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으로 떠나기 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대신에 ‘FFVD’로 표현을 바꾸며 협상의 초점이 사찰·검증에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비핵화 로드맵이나 사찰·검증에 대한 합의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했다. 비핵화 시간표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했다”면서도 “할 일이 아직 많다”고 했다. 다만 그는 “그들(북한)도 검증이 없는 비핵화는 말이 안 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전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은 “미국 측은 싱가포르 수뇌 상봉과 회담 정신에 배치되게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다면 전 세계가 강도”라고 반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해 “원래 만날 계획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북·미 협상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오는 12일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협상을 제외하고 후속 실무협상 일정은 미정인 상태다. 이날 외신은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북·미가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며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미국 측 대표로 나선다고 보도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의도된 지연전술을 쓰고 있고 미국은 대화의 모멘텀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의 요구대로) 종전 선언과 미사일 엔진시험장 해체 등을 건건이 교환하게 되면 협상은 길어지고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도쿄의 한 외교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이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비공개 발언에서 이번 북한 외무성 담화에 대해 “의아스러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미국의 생각에 거부감을 드러내거나 ‘안 된다’고 하지 않았다”며 “북한 특유의 협상 전술일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서울=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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