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방부는 7일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 머스틴(DDG-89)과 벤폴드(DDG-65)가 이날 오전 대만해협에 진입해 북동쪽으로 항해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이 구축함의 대만해협 통과 전에 통보를 해왔으며, 대만군은 규정에 따라 주변 해역과 상공을 통제하고, 전투기와 군함을 파견해 동행 감시했다고 설명했다.
머스틴과 벤폴드는 각각 배수량 9200t, 8900t의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으로 북태평양 해역을 담당하는 7함대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에 배치돼 있다.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공식적으로는 11년만이다. 미 해군 구축함이 지난해 7월 대만해협에 진입한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 전단의 움직임을 추적한 적 있지만 대만 국방부 측은 이를 공식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의 이번 구축함 파견은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면서 대만 문제에 대해 미국이 간섭하는데 예민하게 반응해왔다. 도털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 여행법’을 통과시키는 등 양안 문제를 대중 압박에 사용하는 분위기다.
딩수판(丁樹範) 대만 정치대 명예교수는 대만 자유시보에 “이번 작전은 대만을 상대로 한 중국의 부정적 행위에 미국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 중국이 군용기, 군함을 대만해협에 전진 배치하며 대만에 더 큰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홍콩 명보는 전날 사설에서 “미·중 무역전쟁은 양국의 대립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은 중국이 굴하지 않으면 다른 수단으로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를 매파 인사들이 장악하고 미 의회의 여야 모두 대중 강경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앞으로 외교군사 수단을 강화해 대만 문제와 동중국해, 남중국해 문제 개입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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