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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메르켈 ‘타국 난민신청자 신속 송환’ 방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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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와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이 6월 30일 베를린 총리관저에서 회담에 앞서 발코니를 걷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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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난민 유입을 줄이자는 연정 파트너 기독사회연합(CSU)을 설득하기 위해, 이미 타국에 난민을 신청한 이주민은 즉각 송환하는 정책을 14개국과 합의했다는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문서에서 독일과 합의했다고 명시된 14개국 중 체코ㆍ폴란드ㆍ헝가리는 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가 연정 지도자들에 보낸 문건을 인용한 DPA통신 보도에 따르면 독일이 체코ㆍ폴란드ㆍ헝가리를 비롯해 프랑스ㆍ네덜란드ㆍ벨기에ㆍ룩셈부르크ㆍ덴마크ㆍ노르웨이ㆍ스웨덴ㆍ핀란드ㆍ에스토니아ㆍ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ㆍ포르투갈과 각국에 이미 망명을 신청한 난민이 독일에 다시 망명을 신청할 경우 이들을 신속하게 송환하기로 합의했다. 독일은 이미 지난주 초에 스페인ㆍ그리스와 동일한 합의를 체결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독일이 우리에게 접근한 적이 없으며 내가 그런 합의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부인했으며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자국 국영언론 MTI에 “그런 합의는 없었다. 가짜 뉴스”라고 밝혔다. 폴란드 역시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독일과 다른 국가들의 합의는 유럽 12개국이 1990년 체결해 이후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전체와 노르웨이 등 4개국으로 확대된 더블린 조약에 근거한 것이다. 이 조약에서는 난민들이 유럽 내를 오가며 다수 국가에 난민신청을 시도하는 ‘국적쇼핑’을 막기 위해, 난민들은 최초 난민 신청한 국가에 머물러야 하며 해당 국가에서 난민 신청을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이 세워졌다.

DPA통신은 폴란드, 체코, 헝가리의 불참에도 독일이 상당수 난민을 첫 신청지로 돌려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타국 난민신청자로 독일에 입국하려는 난민의 15%가 입국을 거부당하고 있는데 이 수치가 크게 오른다는 것이다. 이는 타국 난민신청자는 타국으로 즉각 보내야 한다고 주장해 온 기사당 대표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도 만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이외에도 국경 지역에 대규모 이민자 센터를 설치해 난민신청자를 머무르게 한 후 신청이 반려된 인원은 즉시 추방할 것이며, 유럽 국경인 불가리아 지역에 독일 경찰을 파견해 역내 자유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지역’에 이민자가 들어 오는 것을 통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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