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본격 수사 시작…“증거 가리키는 대로 수사”

허익범 특별검사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부터 60일간 수사기간 시작

-‘김경수 선거법 위반 기소’ 부분은 유보적 태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이 사건은 표적수사도 아니고, 청구수사도 아니다.”

일명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58ㆍ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가 20일간의 준비기간을 마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허 특검은 수사기간 첫날인 27일 오후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적ㆍ물적증거에 따라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같은 각오를 밝혔다. 허 특검은 “오늘 파견검사와 검찰 및 경찰 공무원 파견을 마치며 수사팀 구성을 완료했다”면서 “앞으로 조용하고 담담하게 객관적인 증거와 분석을 통해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특검은 ‘드루킹’ 김동원 씨의 댓글 여론조작 외에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의 개입 여부를 밝히는 게 관건이다. 김 씨는 김 당선인이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선거법 위반 의혹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이 시점이 2017년 12월 28일이고, 선거법상 공소시효 6개월은 오는 27일 만료된다. 특검 관계자는 “특검이 오늘 본격 수사를 시작했다, 검찰과 경찰에서 수사했다고 해서 그것만 가지고 기소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특검법상 선거법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게 주된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여권의 자금이 김 씨에게 들어간 정황을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정치자금법은 선거법과는 달리 공소시효가 길기 때문에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의 보직 이동과 관련해 허 특검은 “특검팀이 영향을 받을 사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송 비서관은 전날 국회를 상대하는 정무비서관으로 발탁돼 야권에서는 ‘특검 무력화’라는 지적이 일었다. 송 비서관은 김 씨에게 간담회 참석 사례비 2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 관계자는 경찰의 축소ㆍ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해 “부실수사 정황이 발견된다면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검토해보겠다”고 전했다.

이번 특검팀에는 박상융ㆍ김대호ㆍ최득신 특별검사보가 임명됐으며, 수사팀장으로 방봉혁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선정됐다. 파견검사로는 방 팀장을 비롯해 장성훈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2부장검사, 이선혁 청주지검 형사3부장검사 등 총 13명의 검사가 합류했으며, 이들 중 다수는 첨단수사 분야의 경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부터 60일 동안 수사를 진행하고, 1회에 한해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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