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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대구 수돗물서 과불화화합물…시민 불안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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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실험서 호르몬 변화…환경부 “구미하수처리장 문제로 조치”

대구지역 수돗물에서 최근 환경부가 수질검사 항목으로 지정한 ‘과불화화합물’이 다량 검출돼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과불화화합물은 카펫, 조리기구 등의 표면보호제로 쓰인다.

22일 환경부는 과불화화합물의 일종인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을 배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 내 시설을 전수조사한 결과, “구미 하수처리장의 문제인 것을 확인하고 차단 조치를 마쳤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대구 수돗물의 과불화화합물 농도가 서울보다 5배가량 높다는 부산대 산학협력단 연구보고서가 최근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자 관련 조치를 취했다.

조치 결과, 구미 하수처리장의 방류수의 과불화헥산술폰산 농도는 평균 5.8㎍/ℓ에서 지난 20일 기준 0.092㎍/ℓ로 줄었다. 환경부는 해당 물질이 2016년까지 낙동강수계 정수장에서 최고 0.006㎍/ℓ 수준으로 검출됐지만, 지난해부터 농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과불화헥산술폰산에 대해 수질 기준을 설정한 국가는 없고, 일부 국가만 권고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권고기준은 캐나다 0.6㎍/ℓ, 스웨덴 0.9㎍/ℓ, 호주 0.07㎍/ℓ 수준이다. 동물을 대상으로 유해성을 실험한 결과 체중 감소, 혈액응고 시간 증가, 갑상샘 호르몬 변화 등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여러 차례 식수원 오염 사태를 겪은 대구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대구 수돗물 문제를 해결하라”는 내용의 청원 글이 50여건 등록돼 약 3만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1991년 발생한 ‘낙동강 페놀 사태’ 때는 구미 한 업체의 저장탱크에 있던 페놀 원액 약 30t이 새어나와 낙동강에 흘러들었다. 이 때문에 수돗물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등 식수대란이 벌어졌다. 1994년과 2006년에도 주요 취수장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백경열·남지원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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