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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13년 째 노인들에게 ‘효(孝)짜면’ 무료 대접하는 중국집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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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여동준·장윤미씨 부부…매달 23일 400여 명 대접

뉴스1

충북 옥천군 청산면에서 중국 식당을 운영하며 13년 째 매달 지역 노인들에게 짜장면을 무료로 대접하고 있는 여동준·장윤미 부부.(옥천군 제공).2018.06.22.©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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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뉴스1) 김기준 기자 = 충북 옥천군 청산면에는 ‘효(孝)짜면’으로 불리는 특별한 짜장면이 있다.

한 중국요리 집 주인 부부가 매달 지역의 노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짜장면이어서 ‘효짜면’으로 불린다.

청산면과 인근 청성면에 사는 노인들은 매달 23일 청산면에 있는 중국요리 전문 식당 ‘짜장나라’를 찾아와 공짜로 맛있는 짜장면을 배불리 먹는다.

식당 주인 여동준(50)·장윤미씨(54) 부부가 지역의 노인들을 위해 13년째 베풀고 있는 ‘사랑의 효도 잔치’ 모습이다.

잔치를 열기 시작한 지 10년이 넘어서인지 이 지역 노인들은 이날을 ‘짜장면 먹는 날’로 기억하고 있다.

요즘은 잔칫날만 되면 300여 명의 노인이 찾아와 마음껏 짜장면을 먹고 돌아간다.

여씨 부부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마을 이장이나 부녀회장의 도움을 받아 경로당으로 짜장면을 직접 배달까지 해준다. 이 양까지 합치면 하루 400여 명분의 짜장면을 대접하는 셈이다.

이 부부는 이날만큼은 가게 손님을 아예 받지 않고 노인 대접에만 신경 쓴다.

2003년 중국요리 재료상의 소개로 청산면에 정착한 이 부부가 노인들에게 짜장면을 무료 대접하기 시작한 건 2006년부터다.

식당을 찾은 한 할머니가 짜장면 먹는 법을 몰라 면과 짜장을 따로 먹고 난 뒤 “난생처음 먹어 보는데 너무 맛있다”며 쌈짓돈을 내고 갔다.

이 모습을 본 여씨 부부는 불현듯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떠올라 짜장면 무료 대접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들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여씨가 회원으로 활동하는 라이온스 클럽 회원들과 면사무소 직원, 적십자봉사회 회원들이 잔칫날이면 식당을 찾아와 봉사활동을 펼친다.

이 덕분에 매달 23일은 청산·청성면 노인들이 한 달에 한 번 만나 이야기꽃을 피우고, 주민이 화합과 소통하는 날이 되고 있다.

여씨 부부는 “많은 노인이 찾아와 맛있게 짜장면을 잡숫고 가시는 걸 보면 이 일(무료 대접 봉사)을 잘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혼자 해내라고 하면 못했을 텐데, 서빙이며 재료 준비며 도와주는 분이 많아 지금까지 봉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oknisan86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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