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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카타르를 섬나라로 만들어 고립시킨다고?…걸프만 갈등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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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카타르와 육로국경에 운하건설 추진" 보도…압박용 심리전 관측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걸프만에 둘러싸여 있는 '소국' 카타르의 유일한 육로국경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접하고 있다.

길이 61㎞에 불과한 이 국경은 작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카타르와 단교하면서 폐쇄됐다. 단교 이유는 카타르가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카타르에 대한 집단 따돌림을 주도하는 사우디가 이번에는 이 국경을 따라 운하를 파 카타르를 '섬나라'로 만드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사우디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우디가 실제로 운하를 건설할지, 아니면 260만 명의 카타르 주민을 불안에 빠뜨리는 선전전에 불과한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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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접한 사우디와 카타르[구글지도 캡처]



사우디 일간 '메카'에 따르면 5개 해외업체가 운하건설 입찰 참여를 요청받았으며 입찰은 지난 18일 마감됐다. '살와 수로'로 불리는 이 사업의 낙찰자는 90일 안에 발표되고 운하건설은 1년 안에 끝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운하의 폭은 약 198m, 깊이는 약 40m로 카타르 국경에서 불과 966m가량 떨어져 있고 건설비용은 약 7억4천500만 달러(8천260억 원)로 추산된다는 현지 온라인신문 '사브크'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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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수도 도하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방적 운하건설은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는 가운데 미 워싱턴에 있는 아라비아재단의 창업자 알리 시하비는 이런 구상에 대해 사우디의 심리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사우디 정부와 관련 기관이 운하건설 보도를 확인해주지 않는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부추긴다.

오히려 그는 "운하건설은 카타르에 호의를 베푸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에 육로국경이 완전히 노출된 카타르에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참호'를 만들어주는 셈이라는 것이다.

미 브루킹스연구소의 브루스 리델 선임연구원도 운하건설 보도들을 심리전의 목적으로 판단하고 이 전략이 실패할 것으로 예상했다.

카타르가 사우디를 비롯한 주변국의 경제·금융 압박을 대체로 견디고 있고 다른 나라와 연결되는 항공로와 해로는 열려있는 상황에서 운하건설은 별 효과도 없이 사우디에 비용 부담만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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