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2 (토)

일제의 쌀수탈 지켜본 옛 군산세관 국가사적 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문화재청 22일 사적 지정 예고

110년 전 대한제국 때 건립한 근대건축물

왜관성당·군산 옛 법원관사 등 5건 문화재 등록예고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10년 전 대한제국 시절 군산항에 건립돼 일제의 쌀수탈과 항구의 변천사를 지켜본 옛 군산세관 본관이 국가사적이 된다.

문화재청은 22일 전북 군산시 장미동 옛 군산세관 본관을 사적으로 지정예고했다. 또 군산의 다른 근대건축물인 옛 법원관사와 옛 조선운송주식회사 사택, 빈해원, 옛 남조선전기주식회사 지점은 경북 왜관성당과 함께 근대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

한겨레

한겨레

1908년 대한제국 정부가 세운 옛 군산세관은 옛 서울역사(1925년), 한국은행 본관(1912년)과 더불어 20세기초 국내 도입된 서양식 건축양식과 기법을 잘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이름을 모르는 독일인이 설계했다고 전해지며, 서구에서 수입한 적벽돌로 외벽을 쌓고 동판으로 지붕을 인 고딕·로마네스크 양식을 띠고 있다. 일제 강점기 군산항을 통한 쌀 수탈의 역사를 간직한 건축유산으로 1994년 전라북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건립 당시엔 감시계 청사, 망루 등 주위에 여러 시설물들이 있었으나, 현재는 본관과 창고만 남은 채 호남관세박물관으로 공개되고 있다.

1966년 지어진 왜관성당은 60~70년대 국내에서 180곳 넘는 성당건축물들을 설계한 독일인 신부 알빈 슈미트(1904∼1978)의 작품이다. 고딕, 로마네스크 등 서구의 전통 건축양식에 얽매여있던 국내 상당수 성당건물들과 달리 부드러운 곡면과 직선의 대비가 돋보이는 모더니즘 스타일을 적극 받아들였다는 점이 평가된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군산 옛 조선운송주식회사 사택은 1932년 개인 주택으로 지어졌다가 유통업 관련 회사가 사들여 활용했던 건물이다. 근대 일본식 목조기와 주택으로 전면과 측면에 마루복도를 두르고 유리창문들을 일일이 덮어 마감한 얼개를 갖고있다. 1940년 세워진 군산 옛 법원관사는 일본식과 서양식 건축기법이 융합된 2층 건물의 내외부 원형이 잘 남아있고, 1935년 지어진 옛 남조선전기주식회사 군산 지점은 장식을 배제하고 유선형 윤곽선을 강조했다. 당대 지방에서는 보기드문 모더니즘 스타일의 전형을 보여주는 건물이다. 1965년 건립된 빈해원은 군산시 장미동에 있는 중국 화교 음식점으로, 1, 2층 공간이 뚫려있는 화교식 주거공간 특유의 얼개를 유지해왔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인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과 등록여부를 확정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