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1 (금)

11년만에 양식 성공 '국내산 참다랑어' 식탁에 오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통영(경남)=민동훈 기자] [르포]흥진영어조합법인 국내 최초 참다랑어 양식 성공…고급 호텔·일식집에 연중 고급참치 횟감 공급

머니투데이

경남 통영 욕지도 앞바다에 자리한 홍진영어조합법인의 참다랑어 가두리 양식장 전경/통영(경남)=민동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1일 오전 경남 통영항에서 어업지도선을 타고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욕지도의 한 가두리 양식장. 홍진영어조합법인 직원들이 먹이인 고등어를 던져주자 푸른 빛의 참다랑어떼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2016년 일본에서 수입한 어린 치어(1kg)가 30kg 크기의 어른 참다랑어로 자란 것이다.

통상 참치로 불리는 이 참다랑어들은 22개월 동안 횟감으로 가치가 있는 크기까지 자랐고, 오는 22일 시장에 출하된다. 가격은 1kg 당 5만원 수준이다. 일본서 수입한 어린 치어의 가격이 kg당 5000원 정도인 만큼 10배 이상 부가가치가 높아졌다. 홍진영어조합법인은 30여톤의 참다랑어를 강남의 고급 일식집 등에 납품할 계획이다. 홍석남 홍진영어조합법인 대표는 “제주 신라호텔에 1주일에 25킬로 3~4마리씩 시범적으로 유통을 해 왔다”며 “일정한 물량을 꾸준히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진 만큼 직거래 계약을 맺은 서울 강남 고급 일식집 등에서 최고 품질의 참다랑어를 연중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다랑어는 2016년도 전체 다랑어류 어획량(579만톤) 중에서 어획량이 1%(4만8000톤)가 되지 않는 귀한 수산물로,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뛰어나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고부가품목이다. 태어난 이후 죽을 때까지 헤엄을 치는 참다랑어는 정온동물인 탓에 수온보다 체온이 3도 정도 높다. 예민하기 이를데 없어 소음과 불빛에도 놀라 폐사할 정도다. 처음 양식에 도전했을 땐 천둥만 쳐도 생존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온대성 어종인 만큼 수온에도 민감하다. 참치 양식이 가장 활발한 일본의 경우 겨울철 수온이 14~20도 이상인 곳에서 주로 양식한다.국내에선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지역에서나 가능하다.

양식 참다랑어가 상업적인 출하에 성공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홍진영어조합법인은 2007년 욕지도 정치망에 걸린 참다랑어를 가두리에 넣어 키웠다. 당시 해양수산부와 수산과학원은 홍진영어조합법인에 가두리 등 시설 및 기자재 개발과 종자입식 시험, 사육현황 모니터링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면서 참다랑어 양식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겨울철 수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국내 바다 환경에서도 온대성 어종인 참치 양식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흥진영어조합법인은 2009년 일본서 치어를 사와 제대로 된 양식에 도전했다. 그러나 2012년 태풍 볼라벤, 2013년 적조 등이 잇따라 양식장을 덮치면서 가뜩이나 예민한 참다랑어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이후 수산과학원과 함께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 태풍 및 적조 등에 대비한 가두리 양식 기술을 적용하면서 드디어 2년간 큰 탈 없이 참다랑어를 키워냈다. 양식에 도전한 지 11년만의 쾌거다.

연근해에서 잡히는 태평양 참다랑어는 자원 고갈의 위기에 처한 상황으로, 향후 국내 참치양식이 활성화되면 참다랑어의 자원 보존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국내 연근해에서 어획되는 참다랑어 쿼터 600톤 중 85%를 치어로 잡아 가두리 양식장에서 길러낼 경우 양식생산으로만 최소 1000억원에서 최대 3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는 치어를 잡아 키우는 축양 방식은 물론 인공수정한 종자를 부화시켜 키우는 완전양식을 육성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미 2015년 세계 2번째로 수정란 생산에 성공했으며 인공 종자 생산연구를 위해 어미 후보군 170마리 사육 중이다. 또 해외에서 수입한 인공수정 치어 1740마리를 민간업체인 제주외해양식에 공급해 키우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기술력을 토대로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해 수산분야 ‘혁신성장’의 모범사례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참다랑어 양식을 산업화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 전에 재해보험 가입 등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돼야한다”며 “올 하반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해법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해보험 문제가 해결되면 참다랑어 양식 펀드 조성을 통한 대규모 투자유치 등도 가능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영(경남)=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