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9 (수)

"논쟁 불필요" vs "발표 성급"…바른미래 정체성 '도돌이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정체성·노선 문제 재부상

뉴스1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2번째), 이지현 비대위원(맨 오른쪽).2018.6.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바른미래당 내에서 정체성·노선 문제를 놓고 22일 여진이 일고 있다.

지난 19~20일 경기 양평에서 1박2일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워크숍이 열린 이후 당은 입장문을 내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공존하는 정당'이라고 규정했다.

앞선 국민의당-바른정당의 통합선언문에는 '합리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라는 문구가 담겼는데, '합리적 중도'가 '합리적 진보'로 바뀐 것이다.

이를 두고 바른정당 출신 일부 인사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지현 비대위원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 공개발언을 통해 "통합된 합의 없이 발표된 '국민에게 드리는 글'로 국민에게 불필요한 갈등을 보여 대단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비대위원은 "성급한 입장 발표가 아니라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이룬 합의만이 봉합을 넘어 진정한 통합으로 가는 것"이라며 "지난 워크숍 과정을 외부에서 바라보는 눈은 우리 당이 선거 완패에도 전혀 치열함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입장문 합의 과정에 대한 미숙함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이제 탈이념의 민생 실용정당으로 나갈 것이기 때문에 이념논쟁은 할 필요도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개혁적 보수를 추구하는 정치인들도 있고, 합리적 진보를 추구하는 정치인들도 있다고 하는 것은 바른미래당의 팩트"라며 "중도개혁이라는 말을 쓰지 않은 것도 그런 이념적 얘기는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도 일부 (이 비대위원 같은) 그런 의견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계속해서 설득해 나갈 것"이라며 "그러나 전체적 대다수 의견은 이제 더 이상 이의제기를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이 비대위원은 회의가 끝난 뒤 뉴스1과 만나 "저 혼자 그렇게 얘기하는 게 아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의원님들도 문제제기를 함께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창당 정신 등 민감한 내용이 들어있기 때문에 (논의를) 한번에 끝내지 말고 계속 만남을 통해서 대동단결, 진짜 통합의 과정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선거 때문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인사간 정체성·노선 투쟁이 다시 본격화할 조짐이다. 오는 8월 예정된 '당 대표 및 최고위원회 선출 대회'의 최대 이슈가 될 수도 있다.

한편,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국민의당 출신 의원의 수가 많은데다, '개혁 보수'를 강조하고 있는 유승민 전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해있기 때문이다.
pej86@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