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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위기 맞아 직원들 불러모으는 김상조…'작심 발언' 쏟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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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학과 법학 융합 세미나'에 참석해 '공정거래위원회 1년의 성과와 향후 방향'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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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오는 25일 공정위 직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내부 단속에 나선다. 취임 2년차를 맞아 재벌개혁ㆍ공정경제 추진에 박차를 가하려는 상황에서 불시에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조직 내부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22일 "김 위원장이 25일 직원조회를 갖고 공정위 직원들에게 메세지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김 위원장이 인트라넷에 올린 것과 비슷한 내용이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날 저녁 공정위 인트라넷에 '검찰 압수수색 관련 위원회 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700여자 분량의 글을 올려 "직원 여러분의 정당한 업무수행에 따라 발생한 결과에 대해서는 위원장인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직원 여러분이 개인적 책임을 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사로 인한 내부 동요를 조기 불식시키려는 뜻으로 읽힌다. 검찰은 지난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내 공정위 기업집단국과 운영지원과, 심판관리관실에 검사와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간부들의 불법 재취업, 대기업 조사의 부당한 마무리 등이 주된 혐의다.

김 위원장은 "어제 갑작스러운 검찰 압수수색과 그에 따른 조사 대응을 하느라 다소 놀라고 힘드셨을 것"이라며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향후 검찰 조사에 대해서는 성실히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김 위원장은 검찰 소환조사 등을 받는 경우 즉시 감사담당관에게 보고하고 조사 과정에서도 직원 개인만 대응토록 하지 말고 소관 국ㆍ과장이 조사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외부 견제와 비판'을 언급하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검찰 조사 등 외부의 견제와 비판이 거센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 위원회에 부여된 막중한 소임인 재벌개혁, 갑질근절, 혁신성장,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등의 업무가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해 나가도록 하자"며 글을 마쳤다.

김 위원장이 인트라넷에 글을 올리고 직원조회까지 소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직원조회가 이뤄진 것은 이번을 포함해 김 위원장 취임 이후 세 번째다. 첫 번째는 지난해 9월 취임 100일을 맞아서, 두 번째는 지난 2월 김 위원장의 가습기 살균제 사과 사태를 즈음해서였다.

공정위 직원들 모두가 이번 검찰 수사로 동요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수사 대상에서 제외된 부서의 한 관계자는 "(수사 대상인) 기업집단국은 공정위 본관에서는 다소 떨어져 있다"며 "수사를 받지 않은 부서는 별로 동요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중점 조사 대상이었던 기업집단국 등에는 일제히 '함구령'이 내린 상태로, 현재 상황을 묻는 질문에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평소 과감한 발언으로 잘 알려져 있는 김 위원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직원조회에서 '작심 발언'을 할지도 관심사다. 이미 인트라넷에 올린 글에서도 '외부 견제', '정당한 업무수행'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검찰에 대한 불만을 일부 드러냈다. 이번 수사가 전속고발권, 담합 리니언시 운영권을 두고 양 기관이 힘겨루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는 분석도 이 때문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공식입장을 통해 "전속고발권 폐지 여부를 비롯한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작업은 공정위 차원을 넘어 한국 경제의 미래 초석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며 "두 사안(전속고발권과 검찰 조사)은 전혀 별개의 것이고, 공정위와 검찰 사이에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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