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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방망이 짧게 쥐자" 조정장에 ETF·MMF 들어오고, 주식형펀드 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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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지지부진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자금을 주식형펀드보다는 단기 성향이 짙은 금융상품들에 쏠리고 있다. 무역분쟁으로 강달러 추세가 지속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신흥국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참여자들의 중장기 투자에 대한 자신감이 꺾인 상태라고 분석했다.

조선비즈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최근 4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 순 유출 규모는 2032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ETF를 포함해 집계하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오히려 7025억원 순유입으로 나타났다. 단순 계산했을 때 주식형펀드에서는 돈을 빼는 투자자들이 ETF에는 돈을 집어넣고 있다는 의미다.

ETF는 인덱스펀드의 일종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돼있어 일반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 거래를 할 수 있다. 일반 주식형펀드와 달리 환매일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 투자 기간을 짧게 잡고 싶을 때 투자자들이 찾는 상품이다. 또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일부 주식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ETF를 매매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지난 2월 초 글로벌 증시가 한 차례 폭락, 코스피 지수가 2400선에서 움직일 당시에는 국내 주식형펀드로 366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증시가 일시적으로 조정 국면을 거치고 있어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저점 매수세가 유입됐던 것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투자 기간이 긴 액티브주식보다는 국내주식ETF를 중심으로 자금이 모이고 있다”면서 “시장 회복에 대한 믿음이 있을 때는 주가 하락시 일반 주식형펀드(액티브펀드)로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데, (현재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신흥국 우려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같은기간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머니마켓펀드(MMF)에도 자금이 몰렸다. MMF는 고객 자산을 국공채 같은 위험성이 낮은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연평균 수익률은 1%대에 불과하지만, 자금을 자유롭게 넣었다 뺐다 할 수있어 대기 자금이 몰리는 상품이다. MMF에 자금이 유입되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시장이 좋아 차익을 실현한 뒤 다음 투자할 곳을 찾는 과정에서 잠시 넣어두거나, 반대로 불확실성이 강한 시장에서 일단 손절매를 하고 기다리는 경우다. 특정 투자처에 급하게 돈을 넣기보다는 ‘일단 지켜보자’고 할 때 투자자들이 찾는 상품이다.

지난 5월 31일 이후 6월 20일 현재 MMF로 순유입된 자금은 4조7050억원이었다. MMF 규모가 늘었다는 것은 6월 들어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경계해 방망이를 짧게 쥐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MMF는 지난해 12월 29일~1월 2일까지 순자산규모가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으나, 올해 다시 100조원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기 투자 심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는 않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이슈들이 당분간 잠잠해질 수는 있겠지만, 연말까지 변수로 작용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것”이라면서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정치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고, 달러 강세와 신흥통화 약세 구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아 기자(w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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