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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아뜰리츠나(최고) LG!"...LG전자, '러시아 국민 브랜드' 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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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한러수교 이후 모스크바 지사 설립...2006년 현지 생산 공장 설립 철저한 현지화, 품질 우선 원칙주의, 사회공헌활동 등으로 마음 사로잡아 진출 30년 공장설립 10년 만에, 러시아 가구 두집 중 한집엔 LG가전 제품

뉴시스

LG전자 러시아 루자 공장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과 함께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경제인 200여명이 참석해 개최되는 '한러 비즈니스 포럼'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러시아연방상공회의소 공동 주최로 오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현지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LS그룹, SK이노베이션, 롯데그룹 등 20개 대기업, 65개 중소·중견기업, 16개 공공기관 등 101개사 208명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참석한다.

이들 가운데 LG전자는 '러시아 국민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으며 현지인들에게 사랑을 받고있다. 지난 2016년 시장조사기관 GfK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전제품 중 어떤 브랜드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러시아인의 99.3%가 LG전자를 떠올렸다.

한마디로 누구나 LG하면 최고라는 뜻의 "아틀리츠나"를 외친다. 이 말은 학교에서 사용하는 점수등급의 "수"나 "A"에 해당하는 점수를 뜻하는데, 남을 칭찬할 때 "최고"라는 의미로 쓰인다.

LG전자가 러시아 진출 30년, 공장설립 10여년 만에 러시아 국민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품질 우선 원칙주의, 사회봉사·공헌 활동 덕이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

LG전자는 지난 1980년대 후반 ‘골드스타’ 브랜드를 시작으로 러시아와 인연을 맺어 1990년 한-러 수교 이후 모스크바 지사를 설립했다. 이후 2006년 9월 한국 전자 기업으로는 최초로 모스크바에서 약 86km 떨어진 작은 도시 루자(Руза)에 러시아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LG전자는 러시아 시장에 완전히 안착하기 위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내세웠다.

대표적인 사례로 냉난방 겸용 에어컨이 있다. 일반적으로 추운 나라에서는 에어컨이 팔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러시아는 1년 중 절반 이상이 겨울이다 보니 러시아인들은 20℃ 안팎 날씨에도 더위 때문에 힘들어한다. 이러한 현지인들의 생활패턴을 간파한 LG는 사계절용 냉난방 겸용 에어컨을 개발, 출시해 2년 만에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또 추운 날씨 때문에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고, 술과 흥을 좋아하는 문화를 반영해 노래방 기능을 접목한 TV를, 좁은 가옥 구조와 화장실에 세탁기를 놓는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앞뒤 폭을 줄인 슬림형 드럼세탁기 등도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러시아 가구 두 집 중 한 집은 LG 가전제품을 사용하게 됐다.

◇품질 우선 원칙주의

LG가 러시아 국민 브랜드가 되기까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5년 루블화 가치 폭락 등 경제 위기가 러시아에서 연이어 터졌었다. 비용을 들이는 것에 주춤할 법한 상황임에도 LG전자는 생산라인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뿐만 아니라 직원 교육 프로그램 제공, 사업장 환경 개선 등 직원 복지를 향상하기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뉴시스

한 번 미소에 후원금을 적립하는 '웃음 콘테스트' 출처=LG전자 러시아법인 페이스북


이런 노력 끝에 전문가와 소비자 15만명의 평가를 토대로 선정한 러시아 최고 권위의 브랜드 어워드인 '러시아 국민 브랜드'에 LG전자의 제품은 2001년 청소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에어컨, 모니터, 오디오, 전자레인지 등 총 5개 제품이 선정됐다.

최근에는 뛰어난 기술력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갖춘 ‘LG 시그니처’를 출시하여 초(超)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세계 4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전야제에서 풍부한 색 재현과 예술작품 같은 디자인으로 러시아 영화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언제나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겠다는 원칙을 지켜, 과학 기술 분야에 관심이 많은 러시아인에게 뛰어난 품질, 고급스러운 이미지까지 갖춘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러시아 사회·사람들 속으로

LG는 러시아 사회와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 호흡했다. 대표적인 CSR 활동이 러시아에서 진행하고 있는 ‘헌혈 캠페인’이다. 러시아는 헌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은 편이라 참여율도 선진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이에 LG전자는 2009년부터 러시아 정부와 함께 버스, 기차, 배, 비행기까지 동원해 범국민적 헌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 여성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에 근무한 옐레나 세로바를 홍보대사로 임명한 것을 비롯해 축구 스타, 피겨스케이팅 챔피언 등 유명인들도 캠페인에 함께 한 결과 현재까지 모인 혈액량은 약 4t을 넘어섰다.

지난 2016년에는 사회공헌형 감성 캠페인 ‘언제 어디서나 당신 생각(LG, caring about every)’의 일환으로 뇌질환 어린이들을 돕는 후원 행사를 진행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자신의 웃는 모습을 찍어 홈페이지에 올리면 한 건 당 100루불(약 1700원)씩 적립하는 '웃음 콘테스트'를 열었다. 어려울 때일수록 웃음을 잃지 말자는 의미로 기획된 이 행사에는 약 5000여 명의 시민들이 뜻을 함께했다. LG전자는 러시아 국민들의 따뜻한 미소로 모인 적립금과 제품 판매 수익금 일부를 뇌질환 어린이 치료재단인 하벤스키 재단에 전달했다.

LG전자 측은 "LG의 러시아 진출은 그저 외국에 공장 하나를 더 만들고, 제품을 하나 더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LG의 기술력으로 소비자의 삶이 더 편리해지고 가치 있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러시아에서도 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믿을 수 있는 품질, 뛰어난 기술력, 그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나 ‘국민 브랜드’ LG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jm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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