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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새책] 집중 금지! 주기적으로 멍 때려야 기억력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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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멍 때리기의 기적
스리니 필레이 지음, 안기순 옮김|김영사|364쪽|1만5800원

“집중은 모든 능력 가운데 으뜸이고, 사람들이 획득하려고 분투하는 중심 역량이라 믿는다. 하지만 실상은 집중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우리에게 무기력을 안긴다.”

우리는 집중하면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일정표, 할 일 목록, 전자 캘린더 알리미, 소음 차단 헤드폰 등 정신을 집중시키는 도구를 사용한다. 과연 집중하면 문제를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과 의사이자 뇌 영상 전문가인 스리니 필레이 박사는 이런 우리의 통념을 명쾌하게 뒤집어놓는다.

집중이 적절한 정보를 입수하는 능력을 손상하고 선택적 주의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예로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을 들 수 있다. 연구자들은 피험자들에게 각각 흰색 셔츠와 검은색 셔츠를 입은 두 팀의 농구 경기 장면으로 화면으로 지켜보면서 흰색 셔츠 팀이 자기편 선수에게 공을 패스한 횟수를 세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경기 도중에 고릴라 의상을 입은 사람을 코트로 들여보냈다. 하지만 대부분 피험자들은 흰색 셔츠에 집중해 패스 수를 세느라 고릴라 의상을 입은 사람을 보지 못했다.

집중하느라 고릴라를 볼 수 없다면, 우리는 대체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있을까? 아마도 기업이라면 목표 달성에 지나치게 매진하느라, 경쟁 기업이 비밀리에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큰 나머지 이별 통보를 받을 때까지도 상대방의 행동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탄식할지도 모른다.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듀크 기업교육연구소에서 임원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뉴로비즈니스 그룹을 설립해 임원 코칭, 컨설팅, 기술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뇌과학을 기반으로 20년간 수행해온 연구 성과와 스포츠, 비즈니스, 교육, 예술 분야의 다양한 성공 사례들을 통해 ‘멍 때리기’가 어떻게 인지적 평온을 가져오고,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창의성을 키워주고, 기억력을 강화하고, 목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돕는지 입증한다.

집중해서 과제를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뇌가 스스로 휴식을 취하며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다. 운전하다가 ‘중합효소 연쇄반응 기법’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생소한 방식으로 조합해낸 캐리 뱅크스 멀리스, 2년 동안 서곡을 200편 작곡한 조지 필립 텔레만, 피뢰침을 비롯해 수많은 물건을 발명한 벤저민 프랭클린,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를 세계 정상 반열에 올린 프리츠 라이너,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 세리나 윌리엄스와 인기 농구 선수 르브론 제임스. 이 외에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 등이 ‘멍 때리기’ 효과를 보여준다.

집중과 비집중 사이를 오가는 ‘멍 때리기의 법칙’을 배우면 스트레스와 위험을 관리하고 삶을 이해하는 방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자신에게 있는지조차 몰랐던 특별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전략적이고 생산적으로 비집중하는 방법으로 몽상, 마음 방랑, 상상, 공상, 자기 대화, 명상, 몸을 사용하기 등 7가지 멍때리기 방법을 제시한다.

[디지털편집국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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