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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VAR은 '페널티킥 제조기'… 첫 20경기서 10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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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페널티킥 40%, 비디오로 판독… 역대 기록 18개 경신 가능성

20일 열린 러시아월드컵 모로코-포르투갈전. 과연 이날 'VAR(Video Assistant Referee·비디오 판독 시스템)'은 공정했을까. 모로코가 후반 34분쯤 코너킥을 했다. 혼전 중 공이 포르투갈 수비수 페프의 오른팔에 맞았다. 모로코 선수들이 일제히 팔을 올려 '핸드볼 파울'을 외쳤다. 하지만 미국 출신인 마크 가이거 주심은 경기를 속행했다. 페프의 핸드볼은 중계방송 느린 그림에도 정확하게 잡혔다. 모로코는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잃으면서 0대1로 졌다. 2패로 B조에서 가장 먼저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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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무함마드 살라흐는 20일 러시아와 벌인 A조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얻어 골을 넣었다. 당초 심판은 살라흐가 반칙을 당해 쓰러진 지점이 페널티 박스 바깥이라고 보고 프리킥을 선언했다가(왼쪽) VAR 판독 후 페널티킥으로 번복했다(오른쪽). /로이터·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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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모로코 공격수 누룻딘 암라바트가 '전반 후 가이거 주심이 (호날두) 유니폼을 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페프로부터 들었다. 월드컵은 서커스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경기를 해설한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은 페프의 핸드볼 장면을 두고 "이런 것을 못 잡아내면 VAR이 왜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 채택된 VAR이 전통적인 축구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가장 먼저 페널티킥이 크게 늘었다. 첫 20경기에서 10개의 페널티킥이 선언됐는데, 그중 VAR 판독으로 인한 게 4개였다. 역대 월드컵 한 대회 최다 페널티킥은 18개(1990·1998·2002년, 64경기 체제)로 경기 평균 0.28개였다. 지난 2014 브라질 대회 땐 페널티킥이 경기당 0.2개(총 13개)에 불과했다. 이번 대회에선 경기당 평균 0.5개꼴이다. 이 추세라면 최대 32개의 페널티킥 장면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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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카드는 눈에 띄게 줄었다. 2014 대회에선 64경기 퇴장 횟수가 10번(경고 누적 3회 포함)이었는데, 이번엔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번에 그쳤다.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가 19일 일본전에서 '핸드볼' 파울로 유일하게 레드카드를 받았다. 선수들은 예전처럼 심판 몰래 거친 플레이를 하기가 어렵다. 심판이 VAR로 경기 상황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비신사적인 행동을 자제한다.

객관적이어야 할 VAR이 부정적인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판독 실시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권한이 주심에게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VAR 전담 심판의 권고가 있어도 주심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판독을 할 수 없다. 모로코-포르투갈전은 여러 차례 VAR 판독 상황이 나왔으나 미국 가이거 주심은 한 번도 경기를 멈추지 않았다. 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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