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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friday] 부산현대미술관 들어선 을숙도, 식물 175종 심은 외벽부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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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흐르는 섬

조선일보

지난 16일 을숙도에 문을 연 부산현대미술관. 건물 외벽에 설치한 패트릭 블랑의 ‘수직 정원’은 예술과 자연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부산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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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던 섬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예술이란 새 옷 입고 색다르게 변신한 풍경 때문이다.

제주도 남서쪽 모슬포 운진항에서 배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 봄이면 싱그러운 청보리밭 펼쳐지는 가파도다. 2012년 제주특별자치도와 현대카드가 시작한 '가파도 프로젝트'를 통해 섬의 풍경은 조금씩 바뀌었다. 가파도의 관문인 여객선 매표소가 섬의 지평선과 어우러진 감각적인 모습으로 다시 지어졌다. 가파도를 찾은 관광객을 위한 레스토랑과 스낵바, 가파도 프로젝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룸이 생겼고 주민을 위한 어업센터와 농협창고를 고쳐 만든 마을 강당도 들어섰다. 예술가와 문학가, 인문학자 등이 거주하며 작품 활동하는 레지던스에선 작품 전시도 이뤄진다.

지난 16일 부산 을숙도에 부산현대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을숙도는 낙동강 하구에 퇴적물이 형성돼 만들어진 하중도(河中島)로 예로부터 철새 도래지로 이름났다. 살아 있는 생태공원으로 사랑받는 이곳에 현대미술관이 새롭게 들어서면서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섬이 됐다. 미술관 외관부터 눈길을 끈다. 프랑스 식물학자이자 아티스트 패트릭 블랑의 작품 '수직정원'을 건물 외벽에 설치했다. 국내 자생하는 175종의 식물을 심어 예술과 자연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8월 12일까지 '미래를 걷는 사람들' '사운드미니멀리즘' 등 영상, 소리, 빛을 이용한 국내외 설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개관전이 계속된다. 어린이 예술도서관도 함께 문 열었다. 을숙도 갈대밭을 테마로 한 문화공간으로 책과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어린이 대상 아트투어 프로그램과 가족 창작 워크숍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전남 고흥의 연홍도는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린다. 2015년 전남도가 추진한 '가고 싶은 섬' 사업에 선정되며 면적 55만㎡, 주민 100명에 불과한 조용한 섬 풍경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폐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연홍미술관과 다양한 벽화와 조형물이 들어서면서 예술이 흐르는 섬으로 변신했다. 대표적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공모한 2000장의 티셔츠로 연출한 '팔랑팔랑한 대지미술관', 폐가에 그림을 그려 새로운 이미지로 변신시킨 프랑스 작가 실뱅 페리에의 '탈출', 선착장에 만든 하얀 소라고둥과 아트타일 작품이 있다. 해변 쓰레기로 만든 '정크 아트' 작품은 골목의 정겨운 풍경과 어우러져 걷는 재미를 더한다.

[강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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