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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friday] 몽환적인 독일 전자음악 Runnig… 록과 민요 어우러진 '사시랭이소리'도 멋지고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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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플레이리스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조선일보

이태경 기자


"비올라는 제 목소리예요."

2006년 미국 클래식계 최고 권위 상인 에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을 수상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0·사진)은 한국계 2세다. 어린 시절은 불운에 가까웠다. 어릴 적 열병으로 지적장애를 앓은 그의 어머니는 미국에 입양된 6·25 전쟁고아였고, 미혼모로 그를 낳았다. 늘 어려운 형편에 어머니의 나라까지 알아볼 기회는 요원했다. 가끔 할머니가 담가준 김치로 동방 어딘가에 있을 한 국가를 어렴풋이 상상해볼 뿐, 한국말은 한마디도 못 했다.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늘 긍정적이었다. 어눌한 말투의 어머니였지만 그에겐 세상 빛을 준 감사한 존재. 그녀에게, 또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위로하는 방법으로 비올라를 잡았다. 그래서인지 그의 비올라 소리는 자꾸만 사람 마음에 대화를 건다. 공감대를 더 넓히기 위해 "평소 클래식 외에도 동요, 판소리, 가요 등 장르 불문한 음악을 즐겨 듣는다"고 했다.

♪ 모데라트(Moderat) 'Running'

베를린의 음악 팀 모드셀렉터와 아파라트가 각자의 팀 이름을 섞어 만든 독일 3인조 전자 음악 프로젝트 그룹 모데라트. 이들의 정규 3집 수록곡으로 세련되면서도 몽환적인 전자음의 향연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곡. "루브르 박물관에서 콘서트를 마치고 짧은 파리 여행 중 이 놀라운 전자 음악 그룹을 발견했다. 파리의 한 극장에서 이들의 라이브 쇼를 봤는데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끝내주는 공연이었다. 이후 여행할 때는 늘 이 곡을 듣는다.

♫ 이디오테잎 'Perfect Moment'

사이키델릭한 전자 음악에 때려 부술 듯한 라이브 드럼 연주로 산울림식 록음악을 가미한 국내 정상 일렉트로닉 연주그룹 이디오테잎. 이들이 지난해 낸 정규 3집 'Dystopian'의 수록곡이다. 디구루·제제 두 DJ가 변주해 낸 전자음에 미친 듯이 드럼 비트를 얹는 드러머 디알의 퍼포먼스는 볼 때마다 영화 '위플래쉬'를 떠올리게 한다.

"무엇보다 드럼 연주가 정말 끝내준다. 지인들에게 추천받아 듣자마자 푹 빠져들었다. 좋아하는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마다 이 음악 리듬을 들으며 긴장을 푼다."

♬ 씽씽 '사시랭이소리'

혜성처럼 나타난 한국 민요 록밴드 씽씽의 스페셜 앨범 'SsingSsing' 타이틀곡. 퀸의 '언더 프레셔'를 연상시키는 정통 록 연주에 이희문·추다혜·신승태 세 소리꾼의 전통 민요 창법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지난해 말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에서 이들이 공연한 '민요 메들리' 유튜브 영상은 100만 뷰를 훌쩍 넘겼고, 해외 언론의 극찬이 쏟아졌다.

"처음 이들의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 전통음악이면서도 미국 현대음악에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세련됐고, 독창적이다. 무엇보다 재밌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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