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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friday] '컨셉 브런치' '통찰력 라테'… 뇌와 마음의 허기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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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점심은?] 이색 점심 파는 '생각식당'

조선일보

지난 15일 문 연 서울 한남동 ‘생각식당’의 김우정 대표가 평일 점심 시간에 판매하는 ‘컨셉 브런치’를 앞에 두고 통찰력을 이야기하고 있다./장은주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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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하면 미국의 자산가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의 경매 이벤트 '워런 버핏과의 점심'을 빼놓을 수 없다. 워런 버핏은 2000년부터 매년 자신과의 점심 식사 이벤트를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기부해오고 있다. 올해 '워런 버핏과의 점심' 낙찰가는 330만달러(약 36억5000만원)를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한국에도 워런 버핏과의 점심과 일본 영화 '심야식당'이 절묘하게 연상되는 듯한 식당이 등장했다. 지난 15일 서울 한남동 주택가에 문을 연 '생각식당'이다.

"20여 년간 직장 생활을 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동안 주유하듯 점심을 먹는 것에 언제나 회의가 들었어요. 좀 더 건설적인 생각이나 영감을 나눌 수 있는 식당은 없을까 하는 생각에 만들었어요." 식당 주인 김우정(44) 대표가 말했다. 김 대표는 극단 팀버튼, 영화사 풍류일가 등을 경영하며 문화 마케터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름은 식당이지만 상담실에 가깝다. 먹는 즐거움보다 아이디어를 얻어 가거나 통찰력을 키우는 방법 등을 배워가는 그야말로 생각을 파는 식당이다. 굳이 식당이라 이름 붙인 이유는 일부 메뉴에 한해 간단한 음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전 예약제로 판매하는 메뉴는 세 가지다. 평일 정오~오후 3시엔 '컨셉 브런치'(11만원)를, 평일 오후 3~5시엔 '통찰력 라테'(7만7000원)를, 평일 오후 6~8시엔 '경영의 양식'(22만원)을 선보인다.

"현대인들은 생각을 소화시킬 시간이 없어요. 먹는 자체에만 집중하죠. 밥뿐 아니라 생각도 평소 소화시키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과부하가 걸리기 쉽습니다. 생각식당에 오지 않더라도 혼밥 즐기며 생각하는 식사를 하세요. 지금보다는 점심시간의 질이 훨씬 좋아질 겁니다."

맛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 모른다. 어디까지나 주요리는 '생각'이다. 각각 45분, 90분, 3시간 동안 김 대표가 일대일로 마주 앉아 통찰력 훈련을 하거나 아이디어와 경영에 대해 상담한다. 김 대표는 "사람들은 배 속 허기를 채우는 대신 통찰력, 영감 키우는 훈련을 통해 뇌와 마음속 허기를 채우는 식당이고 싶다"고 했다.

[박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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