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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에 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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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후보들 반색, 비문은 불만

이종걸 의원 당대표 출마 선언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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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0여명의 주자가 각축전을 벌이는 당 대표 선출 방식으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했다. ‘8·25 전당대회’가 근접할 때까지 각 후보군이 최대한 세를 불린 뒤 당권도전에는 세력을 대표할만한 중량급들이 정면승부를 벌일 것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범 친문’ 진영이 어떻게 내부 단일화에 나설지, 또 존재가 미미한 비주류 대표후보가 출현할지 차기 당권을 둘러싼 본격적인 경쟁이 꿈틀대고 있다. 친문ㆍ비문 진영간 신경전이 가시화하면서 비(非)문 진영에선 처음으로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 했다.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최고위원회의가 확정한 차기 지도부 선거방식에 대해 각 진영간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친문진영에 비해 세력이 위축된 비문 쪽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이번에 확정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는 대표와 최고위원 투표를 분리해서 진행하는 선거방식이다. 대표와 최고위원 투표를 동시에 진행해 최다 득표자를 당 대표로 선출하고 차순위를 최고위원으로 정하는 ‘순수 집단지도체제’보다 대표 권한이 더 강력하다는 특징이 있다. 분리투표 방식은 범 친문 주자들이 난립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결집하기 용이한 비문 측이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은 차단된 측면이 없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지방선거 압승으로 당내 헤게모니가 집중된 친문진영 후보들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 친문 당대표를 앞세워 당내 잡음을 없애고 비주류의 지도부 진입을 차단해 강한 당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2020년 21대 총선 공천작업을 맡게 돼 ‘비 선거철’의 당대표와 격이 다르다.

반면 전당대회를 통해 존재감을 키울 필요가 있는 비주류ㆍ비문진영 후보들은 최고위의 결정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순수 집단지도체제에서는 당 대표에서 밀려도 최고위원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의 경우 친문 세력이 주류인 분위기를 감안하면 최고위원 당선도 장담할 수 없는 탓이다. 비문으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친문 일색인 당 분위기에서 이대로 선거 방식이 굳어지면 비문 후보들은 더욱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며 “견제세력 없이 권력이 한쪽으로 몰리고 당이 패권주의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날 5선의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차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비문 주자로서 첫 스타트를 끊었다. 이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보수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중차대한 일이 놓여 있고 거기에 몸을 던져 정치적 영향을 결집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면서 당 대표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야당시절부터 강한 선명성이 특징이지만 인맥상 비문으로 분류된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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