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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광역단체장 인터뷰]이용섭, “노사상생 ‘광주형 일자리 모델’ 성공시켜 전국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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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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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직속 일자리위 설치

일자리 창출 분야에 예산

공공기관 평가 때도 반영

광주형 일자리 첫 적용될

현대차와 합작공장 건립

투자금 등 과제 풀어내야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

밀린 현안 조속히 처리

5·18 내년엔 전국 행사로

영남지역과 협력도 강화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인(66)은 지난 2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사퇴하고 곧바로 3번째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야당은 이 당선인이 “본인 일자리만 찾는다”며 비판했다. 하지만 이 당선인은 전국 17명의 광역단체장 중 최고 득표율(84.0%)로 당당하게 승리했다. 이 당선인이 시장 임기 내 가장 우선으로 꼽는 것은 일자리다. 그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5대 공약 중 일자리 관련 공약이 3개다. 광주 고용률을 전국 평균 이상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시장 직속으로 일자리 정책 컨트롤타워인 ‘일자리위원회’도 설치한다. 이 당선인은 “광주에서 일자리 로드맵을 성공시켜 전국적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선인은 전남대 4학년이던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33년간의 공직생활은 성공적이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관세청장을 했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세청장·행정안전부 장관·건설교통부 장관을 맡았다. 하지만 그는 공직생활 내내 ‘호남 출신 지방대 졸업생’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고 했다.

“서울에서 근무하며 지역 연고주의의 폐해를 누구보다도 직접 겪었다”는 이 당선인은 “이번 선거로 지역구도가 무너졌다. 지방분권시대가 도래한 만큼 동서가 수평적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영남지역 단체장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 청년들이 돌아오는 광주로

이 당선인은 2010년 <연어가 민물로 돌아온 까닭은>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냈다. 그는 ‘강에서 태어났다가 바다로 나간 뒤 다음 세대를 위해 모천으로 돌아오는 연어의 일생이 제 삶과 닮아 있다’고 썼다. 2008년 2월 건교부 장관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이 당선인은 그해 18대 총선에서 광주 광산을에 출마해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했다. 재선에도 성공하며 승승장구했던 이 당선인에게 광주시장 도전은 처음 맛보는 시련이었다.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리고 세 번째 도전 만에 당선됐다.

그는 “고시에 합격해 서울로 떠나면서 ‘인생 3막은 고향에서 그동안 쌓아온 지혜와 경험을 고향 발전을 위해 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3번씩이나 도전해왔다”면서 “두 번의 실패를 겪으면서 더 강해졌고 깊어졌고 넓어졌다. 광주를 발전시켜 은혜를 갚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이 내세우는 광주 발전 전략의 밑바탕에는 일자리가 있다. 지난해 광주 인구는 8118명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광주를 떠난 사람 중 5400명(66%)은 20대와 30대 청년층이었다.

그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행복한 삶의 시작이고 최고의 복지정책이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라면서 “광주가 직면하고 있는 저성장, 인구유출, 삶의 질 하락 등은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광주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전자·광산업·금형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에너지 신산업과 문화콘텐츠·바이오헬스·인공지능 산업 등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시청 조직도 일자리 중심으로 개편한다. 이 당선인은 “시장 직속으로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고용영향평가를 통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분야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겠다”면서 “공무원과 공공기관을 평가할 때는 좋은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창출했는지를 평가지표로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선 6기에서 추진해왔던 사회적 합의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노사상생형(광주형) 일자리’는 계승해 더욱 발전시킨다는 복안이다. 이 당선인은 “광주형 일자리는 적정 임금과 적정 노동시간 실현, 원·하청 관계 개선, 노사책임경영 등 문재인 정부 일자리 방향과 일맥상통하고 성공했을 때 긍정적 파급효과가 크다”고 했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처음 적용될 현대자동차와의 합작공장 건립에 대해 이 당선인은 “투자금의 80%를 시가 책임져야 하는데 여러 가지 제약이 있기 때문에 많이 투자할 수 없다”면서 “독립법인과 현대차와의 관계 등 해결할 과제가 많지만 민선 7기에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 “현안 신속하게 마무리”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광주의 대표적인 ‘밀린 숙제’다. 지난 10여년 동안 수차례 건설 방식 등이 변경됐고, 건설 여부를 두고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여전히 맞서고 있다. 이 당선인은 “행정은 타이밍이 중요하고 리더는 외롭고 고독한 결정을 해야 한다. 오래가지 않도록 하겠다. 결정이 길어지면 분열과 갈등을 가져온다”고 했다.

그는 “지난 19일 혁신위원·관계 공무원들과 회의를 가졌는데 도시철도 2호선은 시장이 재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났다”면서 “중앙정부의 기본계획 승인 등이 끝나 현실적으로 뒤엎을 수 없고 (건설을) 취소함으로써 오는 각종 비용과 새로운 결정의 긍정적 효과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조기에 결론내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개관 이후 전당장이 임명되지 못하고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문화전당은 현재까지는 실패”라고 평가했다. 문화전당의 지난해 유료관람객이 16만명에 그쳐 25만명이 찾은 전남 담양 소쇄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 당선인은 “문화전당은 광주시민과 국민, 세계인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고 아시아 문화교류와 창작 역할도 못하고 있다”면서 “전당장은 오랫동안 공석이고 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이 이원화돼 효율성이 떨어지는데도 광주시가 전혀 개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문화전당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운영과 콘텐츠, 프로그램 등을 문체부 장관과 협의해 활성화 방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5·18민주화운동 단체 등의 ‘원형 복원’ 요구로 공사가 중단된 문화전당 민주평화교류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보존하는 쪽으로 가면서 양립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 5·18 40주년 ‘세계적 행사로’

2년 뒤 40주년을 맞는 5·18민주화운동은 광주를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시키는 원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이 당선인은 “내년 5·18 기념식은 전국적인 행사로 치르고, 40주년이 되는 2020년에는 세계적인 행사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과거의 5·18에서 미래의 5·18로, 대한민국의 5·18에서 세계적인 민주화운동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매년 5·18 기념식을 앞두고 ‘행사위원회’가 조직됐다가 행사가 끝나면 해체돼 연속성을 갖지 못했던 5·18 기념행사는 상시적으로 준비하는 체제를 갖출 방침이다.

시 공무원들의 대표적인 기피 부서로 꼽히고 있는 5·18 관련 부서의 개편도 추진한다. 이 당선인은 “그동안 광주는 5·18에 대해 폐쇄성과 배타성이 있었지만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 등이 추진되는 만큼 이제는 포용성과 개방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지방선거에 나타난 ‘지역구도 타파’를 계기로 영남지역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이 당선인은 같은 당(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오거돈 부산시장·김경수 경남도지사·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인과 모두 친분이 있다고 한다. “조그만 나라에서 편가르기식 접근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이 당선인은 “영호남이 상생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광주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 남은 기간 동안 한반도 평화와 적폐청산 등을 계속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야당이 지리멸렬해 여당의 압승으로 이어졌다고 봤다. 그는 “지방선거 이후 여당은 천장에 있고 야당은 바닥에 있지만 역사는 반복된다”며 “정부·여당은 자축의 시간을 뛰어넘어 자만하지 말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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