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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베트남은 전초기지 확장, 중국은 기뢰 설치 검토... 남중국해 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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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래드 암초 주변 준설 작업

스프래틀리군도 일원 시설도 점검

필리핀도 中 인접 비행장 보수 나서

中, 美 작전 차단하려 기뢰전 태세
한국일보

1988년부터 베트남이 점유하고 있던 래드 암초에 대해 최근 베트남 당국이 인공구조물 건설을 염두에 둔 준설 작업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암초 북쪽으로는 전초 기지도 새롭게 촬영됐다. AMTI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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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의 자국이 점유한 암초에 대해 인공구조물과 전초 기지 구축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7월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철퇴를 놓는 판결을 내렸는데도 이렇다 할 효력을 내지 못하자 직접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개별 국가의 맞대응은 베트남 이외 필리핀도 준비 중이어서 무인함정 투입 등 대규모 군사 시험에 나선 중국과 이들 동남아 국가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미국 국제전략연구소(CSIS) 부설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에 따르면 베트남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서편의 래드 암초(Ladd reef) 인근에서 새로운 준설, 매립 작업을 최근 시작했다. 지난 3월18일 촬영된 위성사진에 따르면 암초 남측에 큰 배가 드나들도록 준설이 이뤄졌으며, 석호 안쪽에는 베트남 어선으로 추정되는 21척의 소형 선박과 함께 작업 중인 50m 길이의 준설선과 바지선이 포착됐다. 래드 암초는 1988년 베트남이 점유한 암초로, 그간 특별한 개발 움직임은 없었다.

준설 작업을 통해 확보된 토사는 래드 암초 북쪽 전초 기지 확장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3일 촬영된 위성 사진에 따르면 육각형 모양의 시설물에서 굴착기가 작업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바지선이 옮겨온 토사로 시설물 주변 매립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석호 주변에는 80여개 소형 선박이 함께 포착됐다. AMTI는 “베트남은 스프래틀리 군도 내 49개 전초기지 중 21에 대해 보수 작업을 했다”며 “이번 시설물 작업으로 분쟁 해역 내 다른 전초 기지와 자원을 감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필리핀도 지난달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 기자와 인접한 지역의 비행장 보수 작업에 착수하는 등 중국 견제에 나섰다. 티투섬 비행장 활주로 서쪽 끝 해안에 바지선 2척이 정박, 최소 7개의 새로운 건물이 건설된 사실이 확인됐다. 티투섬은 중국이 최근 미사일을 배치한 3개 인공섬 가운데 하나인 수비 암초와 20㎞ 가량 떨어진 전략적 요충지다.

이에 맞서 중국은 영유권 분쟁 지역인 인공섬 주변에 아예 기뢰를 매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중심으로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국가연합이 주장하고 있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남중국해에 대한 실효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지난 12일께 동중국해의 한 해상에서 각 전구(戰區) 해군부대가 참가한 가운데 기뢰전 경진대회를 개최했고, 훈련에 참가한 기뢰제거함은 가상 적군이 부설한 20개의 각종 기뢰를 성공적으로 제거했다. 이 훈련은 미중 간에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진행된 것이어서 중국군이 인공섬 주변에 기뢰를 매설해 미 해군 함정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의 군사전문가 우거(吳戈)는 “기뢰전 훈련은 중국의 열도선 전략(외곽 도서를 잇는 방어 및 봉쇄 전략)의 핵심 중 하나”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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