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 공청회…알고리즘 공개 등 9가지 원칙 제시네이버, 언론 지위 부여에 공감대 부족 "뉴스 유통 플랫폼 역할에 집중해야"
한성숙 네이버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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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은 "뉴스 편집에 전면 인공지능(AI)을 도입하겠다는 네이버 방침과 달리, AI와 사람이 공존하는 혼합 배열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가짜 뉴스를 철저히 걸러내고, 정치적 영향을 배제해 뉴스 유통 플랫폼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네이버 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은 18일 서울 중구 명동 YWCA 회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지난 5개월간 활동 결과를 공개하고 네이버에 공정한 기사 배열을 위한 9가지 원칙을 제안했다.
공론화포럼은 지난 1월 12일 네이버 뉴스 기사 배열의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해 학계, 시민단체, 언론계, 정당, 이용자 등 12명의 위원이 참여해 발족한 협의체다.
김성철 위원장(고려대 교수)은 "네이버 뉴스 공론화 포럼이 구체적인 어떤 해법이나 지침을 제시하기보다는 고민과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작은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시사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그간 활동과 의미를 밝혔다.
공론화 포럼이 제시한 원칙은 ▲이용자 권리 우선 존중한 뉴스 소비의 다양한 방식 제공 ▲언론사 차별 금지 등 뉴스 유통 플랫폼 역할에 집중 ▲언론사 자율에 따른 제휴 및 합리적인 수익 배분 ▲뉴스 배열 투명성·공정성 강화 ▲알고리즘 공개·외부 기구 검증 ▲사람이 선택한 뉴스 서비스 일정 부분 유지 ▲네이버 뉴스 서비스 관련 위원회 통합 ▲가짜뉴스·악성댓글 퇴치 ▲이용자 리터러시 향상 위한 교육·연구 강화 등 총 9가지다.
특히 포럼 측은 드루킹 파문으로 지난달 네이버가 밝힌 뉴스 편집 방안인 "사람의 개입을 최대한 배제한 100% AI 뉴스 편집"에 우려를 나타냈다.
모든 네이버 이용자에게 똑같은 뉴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AI를 통한 맞춤형 뉴스, AI 기계적 배열이 추세지만, 기술 완성도나 저널리즘 원칙에서 볼 때 아직 사람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김 위원장은 "AI가 시의성 있는 뉴스 위주로 보여주면 시차가 다소 있더라도 중요한 사회적 의미가 있는 좋은 뉴스, 이용자들이 꼭 알아야 할 뉴스 등이 밀릴 수 있다"며 "이런 것은 AI가 할 수 없는 능력"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AI가 완벽한 것이 아니고, 필터버블이라든지 알고리즘에 따른 편향성 등의 부작용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AI가 자체 편집 관련 러닝을 할 경우 로직은 더욱 모호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결국 "인공지능 기술 수준의 한계로 결국 전문가(편집인)의 가치판단이 투영될 것이란 점에서 100% AI 편집은 의미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포럼이 지난 3월 27일부터 7일간 네이버 뉴스 이용자 2141명을 대상(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1%포인트)으로 조사한 결과, '사람과 AI 조합 기사배열 방식을 선호'하는 응답자 비율이 62.6%에 달했다. 10명 중 6명은 사람이 개입한 편집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포럼은 "사람이 편집하는 뉴스 서비스를 일정 부분 유지하되, 객관적으로 검증된 뉴스 전문가가 담당하거나 언론사 기자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네이버 유봉석 전무는 "언론사가 운영하는 '뉴스 채널'에서 선정한 주요 뉴스에 대해 가중치를 두는 알고리즘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내부보다는 외부나 언론사의 집단 지성을 통한 개입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도입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9가지 원칙은 모두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며 "4개 위원회가 오는 2~3분기 안에 모두 활동을 마무리하면 통합 버전인 단독 위원회가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론화 포럼이 실시한 포털 뉴스 이용자에 대한 조사에서 네이버 뉴스 신뢰도가 포털 가운데 39%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이 38.5%> 구글 32.5%> 네이트 20.0%로 뒤를 이었다.
포털 뉴스 서비스 영향력에 대해서는 이슈파급(71.3%) 이슈화 (70.8%) 등에 사회적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했다. 다만, 본인의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의 의견 형성에 포털 뉴스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네이버 기사배열의 투명성과 관련해서는 기업(42.3%), 정치권(46.1%), 특정 단체·이익집단(41.2%)의 영향력을 각각 받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치적으로는 '정부에 유리하게 기사배열을 한다'(31.9%)는 응답이 '여당에 유리'(25.2%)나 '야당에 유리'(16.2%)보다 높았다.
'포털 뉴스 서비스가 언론인가'라는 질문에는 46.5%가 동의했고, 42.1%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포럼 측은 이에 대해 "네이버가 뉴스 유통플랫폼이냐에 대한 지적 많았는데, 네이버에 언론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네이버는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하고 뉴스 배열과 관련한 언론사 차별을 금지해 뉴스 유통 플랫폼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위원장은 "공론화 포럼 운영에 시간이 촉박했던 점 등 한계가 있고 9가지 원칙이 정답은 아닐 수 있겠지만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치열하게 운영하고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네이버가 9가지 원칙을 숙고하고 이를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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