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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중앙당 해체 선언했지만..한국당 당권경쟁은 이미 수렁으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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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우경희, 김하늬, 김민우, 강주헌 기자] [the300]김성태 권한대행 "비대위준비-구태청산TF 동시 가동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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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중앙당 해체와 대대적 혁신을 선언했다. 당권경쟁에 휩쓸려 당이 수렁으로 빨려드는 것을 막고 당권의 중심을 원내로 이동시키겠다는 정무적 포석이다. 하지만 혁신의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권한대행의 단독드리블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김 권한대행은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내가 직접 중앙당 청산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하겠다"며 "당직자 전원의 사퇴서를 수리하고 혁신비대위를 구성하기 위한 위원회와 구태청산 TF(태스크포스)를 동시에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마무리작업으로 당 간판에 새 이념과 가치를 담는 새로운 이름으로 (당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재창당 선언이다. 이어 "인적혁신과 조직혁신, 정책혁신으로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새 이념지표로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권한대행의 선언은 중앙당 조직을 줄여 과도하게 당대표에 쏠린 권한을 원내로 이동시키는게 핵심이다. 선언문에서 수차례 "당을 원내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를 통해 당이 당권경쟁으로 곧바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 향후 들어설 혁신비대위원회에 전권을 줘 혁신을 먼저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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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당권경쟁 뻘밭..공허한 울림=그러나 한국당은 이미 차기 당권을 노리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합집산이 시작된 상황이다. 아직 수면아래에 있지만 지선 출마 후보자부터 원내외 인사들까지 복수가 움직인다. 여기에 홍준표 전 대표의 의중이 조기전대 출마에 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다시 당권을 잡겠다는 거다. 경주마들이 출발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권경쟁을 막겠다는 선언은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전대에서 당권을 잡은 인물은 차기 총선에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무계파 속에서 이미 계파가 형성되고 있는 한국당의 입장과 은근히 한국당으로 복당을 노리는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다. 당권을 놓고 생사의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음 비대위원장부터 흔들기 시도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김 권한대행의 혁신 의지가 얼마나 강하냐에 대해 의문부호가 붙는다. 한 당내 중진은 김 권한대행의 발언에 대해 "전형적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말했다. 혁신 구호는 크게 던져놨지만 사실상 손에 피를 묻히는 인적청산은 앞으로 영입될 혁신위원장에게 미뤘다는 거다. 당내 의사결정 과정을 원내대책회의로 돌리면서 오히려 본인이 보스정치를 하려는 포석을 놓은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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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당 재선의원 모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6.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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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당 해체 현실적 난관=현실적으로 중앙당 해체는 공허한 외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앙당 해체는 과거에도 정당개혁의 일환으로 자주 언급됐던 대안이다. 당 대표가 공천권을 쥐고 흔드는 구조, 수백억원의 국고보조금 운영권을 가진 구조를 바꾸자는 거다. 2012년 한나라당 남경필·정두언 의원이 중앙당 해체와 당대표직 폐지 등을 당 쇄신 방안으로 주장했다. 2013년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중앙당 축소'를 골자로하는 당 혁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당 조직을 완전히 해산할 경우 당 자산을 국가에 반납해야 한다. 김 권한대행이 중앙당 해체에 대해 "당을 해산하는게 아니고 조직을 슬림화하겠다는 것"이라고 톤조절을 한 배경이다.

해체가 의미없는 구조조정의 되풀이에 그칠 경우 '이게 어떻게 혁신이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간의 구태와 이번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중앙당에 묻는게 과연 맞냐는 거다. 한 당 관계자는 "중앙당 직원을 잘라 혁신이 된다면 그게 무슨 혁신이겠느냐"며 "현 상황에 대한 진단부터 대책까지 모두 잘못됐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의 단독 혁신안 발표에 당내 반발 기류도 읽힌다. 이날 재선의원 모임을 소집한 박덕흠 의원은 "변화와 혁신은 1인이 주도하는게 아니다"며 "사전 상의 없는 중앙당 해체 발표에 대해 의원총회를 소집할 것 "이라고 말했다. 원외에서 정풍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당재건비상행동은 김 권한대행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우경희, 김하늬, 김민우, 강주헌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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