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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칭찬의 기술, 아이가 가진 다양성을 칭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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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의 사전적 의미는 좋은 점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높이 평가함을 뜻한다. 그런데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하고 올바른 방법이 있다고 하니 막상 칭찬하기에 앞서 고민이 될 때가 있다. 내가 내뱉는 달콤한 한 마디가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만만하게 생각하고 내뱉을 ‘칭찬’이 아닌 것이다.

매일경제

사진 출처: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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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나 ‘지능’이 아닌 ‘과정’을 칭찬하라는 말은 이미 많이 들어봤던 칭찬의 기술이다. 스탠퍼드 대학의 캐럴 드웩 교수와 컬럼비아대학 연구팀은 뉴욕시의 5학년 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칭찬의 효과를 연구했다. 시험을 치른 후 학생들에게 ‘지능’과 ‘노력’에 대해 각각 칭찬을 할 경우의 역량변화 차이를 실험한 이 실험에서 ‘노력’을 칭찬받은 집단의 평균 성적이 30% 증진됐다.

반면 “너 정말 머리가 좋다.” 같은 ‘지능’을 칭찬받은 그룹의 경우 ‘과정’과 ‘노력’을 칭찬받은 그룹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시험에 응시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기피했고 평균 성적은 20%나 감소했다.

아이의 지능을 직접적으로 칭찬할 때보다 이렇게 과정을 칭찬해줄 때 더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우리는 많이 접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칭찬의 기술처럼 아이들에게 좀 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칭찬의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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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구체적인 칭찬이다.

스피치 강사로 아이들을 만나게 될 때 가장 먼저 아이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원래 말을 못해요, 원래 전 부끄럼이 심해요, 원래 전 발표를 싫어해요.” 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최선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구체적인 칭찬 법이다.

두루뭉술하게 “잘했다.” 가 아니라 “~는 목소리가 정말 크구나.”, “ ~는 발표할 때 자세가 정말 곧아 보기 좋다.”, “ 저번보다 용기를 좀 더 많이 내준 것 같아 멋지다.”처럼 개개인별로 구체적인 칭찬을 해줄 때 아이들의 성장이 크게 돋보였다. 누군가 나를 유심히 관찰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고 있다는 존중의 느낌 자체가 아이들을 더 열심히 노력하게 만들고, 더불어 내가 가진 장점을 찾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다양성을 칭찬하는 것이다.

다중지능이론을 제안한 하워드 가드너는 모든 사람은 상대적으로 음악. 신체운동, 논리수학, 공간, 언어, 대인관계, 개인이해, 자연탐구 등 여덟 가지의 독특한 지능을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 개개인은 모두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완벽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많은 부모는 내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획일화 시킨다. 운동도 잘하지만 음악도 잘 해야 하고 예체능뿐만 아니라 공부도 잘해야 한다.

완벽을 추구하다보면 아이들을 칭찬할 때 결과를 앞세우게 된다. 과정자체를 칭찬하기보다 과정 속에서 부족한 점을 찾아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한다. 이 독려가 칭찬이라고 착각하면서 부모들은 내 아이가 완벽한 아이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채찍질 하게 되는 것이다.

용감함과 배려심도 칭찬거리가 될 수 있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툭툭 털고 일어나 재도전하는 가상함도 칭찬거리이다. 무엇이든 편식하지 않고 잘 먹는 것도 칭찬거리이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공감해주는 공감능력도 칭찬거리이다.

아이들의 깊숙한 내면으로 들어가 보면 칭찬할 만한 것들이 셀 수도 없을 만큼 가득하다. 공부에 대한 칭찬만 들으며 자란 아이는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는 순간 인생 전체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다양성을 칭찬받고 존중받으며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여러 길로 눈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잘하는 것, 또는 나의 장점이 딱 한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숨은 잠재력을 일깨울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다양한 장점을 가진 자신을 사랑하는 자존감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일거양득이다. 아이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면 부끄러움은 신중함으로 바꾸어 칭찬해 줄 수 있는 부모의 지혜가 생긴다. 소극적인 태도는 배려하고 관찰력이 깊은 아이로 칭찬해 줄 수 있는 혜안이 생긴다.

아이의 내면 깊숙하게 숨겨있는 다양성을 칭찬해주자. 아직 보이지 않는 잠재력들을 함께 찾아주고 발전시켜줄 수 있는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칭찬 아닐까.

[최지은 스피치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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