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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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가 망가지면 해외에서 싸울 수 없습니다. 상생은 대기업의 시혜가 아니라 투자입니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 위원장은 지난 7일 서울 구로구 키콕스벤처센터에서 가진 대담에서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에 대해 대기업이 시대적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기업에 임금격차 해소를 강제할 수 없다"면서도 동반위의 상생협약에 대해 "설득을 전제로 한 도덕적 강요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참여정부 초대 노동부 장관을 지낸 권 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업이 확대된다는 평가에 대해선 “부작용이 발생하기 전 한걸음 앞서 정부 대응이 나왔어야 했다”면서도 “어떤 결과가 하나의 요인으로 발생했다는 것은 고용·노동분야에선 바보 같은 주장”이라며 모든 원인을 최저임금 인상으로 몰아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동반위가 대·중소기업의 임금격차 해소에 나섰지만 ‘사회적 합의기구’라는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빠른 결정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지만 한번 시동이 걸리면 강제력이 동원될 때보다 빠르게 확산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노동부를 맡을 때부터 봤지만 노사정위원회 같은 위원회는 쇼윈도입니다. 매장 매출이 잘 늘지 않는다고 쇼윈도를 닫는 것은 제대로 된 방법이 아닙니다. 그럴 때일수록 쇼윈도를 화려하게 꾸며야 해요. 무심코 지나치던 손님도 한두 번 눈길이 가면 탄력이 붙을 수 있습니다. 대화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얘깁니다.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등은 다 그렇게 합니다. 우리도 경험이 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998년 이뤄진 사회적 대타협이 그렇습니다. 비정규직 파견 같은 문제점을 낳긴 했지만 역사상 가장 빠른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졸업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일방적 입법이었다면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을 겁니다.
-임금격차 해소에 대한 대기업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세계 시장에서 외국 기업과 싸우는 것도 벅찬데 자꾸 대기업에 많은 것을 요구하면 더 힘들어진다고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 상황이 단기적 성과에 머물러 있기에는 너무 위중합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의 주체가 개별기업에서 기업생태계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 부분엔 대기업도 동의합니다. 파트너와 손잡고 세계에서 경쟁해야 하는데 파트너가 저런 수준이면 대기업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단기적으로 비용, 가격경쟁 유혹이 너무 커서 단계적으로 벗어나기 힘든 것입니다. 언제까지 이런 것들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까요. 상생은 시혜가 아니라 투자입니다.
머투초대석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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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상생협약이 투자든 시혜든 연속적이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동반성장 메커니즘은 시장 속에서 결합해야 합니다. 시간이 걸립니다. 언제까지 성과를 내겠다고 못을 박을 순 없습니다. 우선 상생협약은 인식개선과 확산에 도움을 줍니다. 또 단기적으로 그렇게라도 대응해야 합니다. 장기 성과가 나오기까지 임시방편이라도 강구해야 합니다. 장기 성과는 우리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도움과 별개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돼야 합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기간에 대기업이 자신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한 협력사엔 적어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장기 지원을 해주고 당장의 어려움을 덜어줘야 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는 논란이 계속됩니다.
▶최저임금만으로 임금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다고 하면 나이브한 생각이고 반대로 최저임금을 임시방편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느냐고 지적하는 것도 틀린 얘기입니다. 임금격차 해소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경제학 교과서 제일 앞머리에 나옵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가장 어려운 사람들이 실직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교과서대로가 아닙니다. 경제이론은 경제정책을 효율화하기 위한 공통의 언어에 불과합니다. 나라다운 나라는 다 최저임금이 높습니다. 교과서대로라면 이런 나라들은 다 망했어야 합니다.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말까지는 맞습니다. 정부가 이런 부작용이 생길 것을 미리 강구했어야 하는데 현실파악이 부족했고 타이밍이 좀 늦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최저임금 인상으로 돌려선 안됩니다.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가 시행되려면 6개월의 공백이 있습니다.
▶시한이 만료된 47개 업종 중 26개 업종에 대해 상생협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강요 없이 양쪽이 서로 적절히 하겠다는 것이며 4개 업종 중소기업에선 더이상 필요없다고 했습니다. 준비기간도 필요한데 6개월 동안 나머지 업종에 대기업이 진입하진 않을 듯합니다.
머투초대석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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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지수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라고 보시나요.
▶중요한 건 사회적 평판입니다. 최우수기업에 긍정적 효과가 있기보단 못받은 기업에 부담이 있습니다. 최우수기업이라 해도 법을 위반하면 그에 따른 징벌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지수개편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기존 지수는 공정위 평가에 협력사의 체감도 설문조사로 진행했습니다. 개편되는 내용은 주관적인 설문조사 비중을 낮추고 정성·정량이 가미된 실적평가를 대폭 높이는 방향입니다.
-상생결제 시스템이 법제화되면서 중소기업계의 기대감이 높은데요.
▶상생결제는 대기업에서 나온 현금이 2차, 3차로 계속 상생결제가 이뤄지도록 기대하고 만든 시스템입니다. 지난 3년간 대기업에서 1차 협력사로 200조원을 내려보냈습니다. 그런데 1차 협력사는 그 밑으로 2조원도 내려보내지 않았습니다. 9월부터는 대기업에서 받은 만큼 하청기업으로 내려보내야 합니다. 대기업 스스로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춰 운영 중인 곳은 그대로 인정합니다. 이제 관건은 대기업이 얼마나 상생결제를 해주느냐에 달렸습니다.
-동반위의 올해 계획은.
▶지역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들려고 합니다. 광역단체별 하부기구를 두는 방식은 모양새만 갖추고 실효성이 없을 것같아 동반위와 지자체, 기업이 공동협약하는 동반성장협의회를 갖추는 방식이 될 것입니다. 우선적으로 지난달 경북김천혁신도시에 8개 공공기관이 참여한 협의회를 발족했습니다. 2차로 광주전남혁신도시를 검토 중입니다. 지역단위 특화산업을 고려한 협의체나 업종별 협의체도 구상 중입니다. 자동차부품업체를 예로들면 이들이 몰려있는 대구시 중심으로 할지 자동차 대기업 2~3차 협력사를 중심으로 구성할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9월 위원회 상정이 목표입니다.
머투초대석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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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임상연 중견중소기업부장, 정리=지영호 기자, 사진=김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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