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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반난민 강경책’ 이탈리아, 구조선 2척 추가 입항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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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살비니 내무장관 “불법 이민 사업 연루되지 않을 것”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탈리아 비판하면서도 난민 받지 않아

독일 기독사회당도 신분증없는 난민 거부안 냈다가 메르켈과 충돌

메르켈 총리,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한 유럽연합 특별 회의 소집할 듯



한겨레

미션라이프라인이 공개한 난민구조선 라이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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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강경책을 내세운 이탈리아 신임 정부가 일주일 새 3척의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하면서 지중해를 둘러싼 유럽국가의 난민 수용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16일 에스엔에스(SNS)에 “아쿠아리우스호가 스페인으로 가는 동안, 엔지오가 운영하는 두 척의 배가 리비아 해안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다. 더는 이탈리아가 불법 이민 사업에 연루되지 않을 것이기에 그들은 다른 항구를 찾아야 한다”며 “나는 포기하지 않고, 모두에게 가장 좋은 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살비니 장관이 언급한 선박은 네덜란드와 독일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라이프 라인’과 ‘시 푸치스’다. 라이프 라인을 운영하는 미션 라이프라인의 공동 창업자 악셀 스테이어는 “미국 군함과 함께 100명이 넘는 리비아 난민을 구조했고, 우리 배가 너무 작아 터키 상선으로 이들을 옮겼다”면서 “가장 가깝고 안전한 항구가 람페두사기 때문에 이탈리아가 데려갈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에 타고 있던 난민들은 밀수업자에게 유럽행을 약속받고 배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살비니 장관은 지난 10일 국경없는의사회와 엔지오 ‘에스오에스 메디테라네’가 공동 운영하는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 입항을 거부했다. 아프리카 출신 난민 629명을 태운 아쿠아리우스호는 이탈리아와 몰타가 입항을 서로 미루면서 지중해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다가, 결국 항구를 열어준 스페인으로 향했고 17일이 되서야 발렌시아항에 겨우 닻을 내렸다.

<가디언>을 보면, 지난 4년간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간 이주민은 60만명이 넘는다. 또 1만3000명이 이 과정에서 익사하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한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갈등은 폭발 일보 직전이다. 난민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혀 온 포퓰리즘·극우 정당이 득세하면서 유럽연합 국가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갈리는 모습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2일 살비니 장관의 무책임함을 비판하면서도 아쿠아리우스호가 프랑스 항구로 입항하는 것은 거부했다. 이탈리아는 “용인할 수 없다”며 주이탈리아 프랑스 대사를 불러 사과를 요구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5일 정상회담을 갖고 난민 신청자들이 지중해에 넘어오기 전 심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위기는 일단 봉합됐지만, 양국 간 갈등이 그대로 노출됐다. 비영리기구 ‘레퓨지인터내셔널’ 유럽쪽 수석변호사는 “말타와 이탈리아가 항구를 열지 않았지만, 다른 대부분의 유럽 정보 또한 그들을 돕지 않았다”면서 “자기들끼리 공을 패스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에서도 집권 기독민주당의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이 유럽연합 내 다른 국가에 미리 망명신청을 했거나 신분증이 없는 난민의 입국을 거부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반대로 일단 저지됐다. <데페아>(DPA) 통신은 메르켈 총리가 조만간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한 특별 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정례 유럽연합 정상회담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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