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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월드컵 특수’ 있다? 없다?②] ‘월드컵 특수’는 옛말?…앰부시 마케팅 규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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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ㆍ미 정상회담, 지방선거 등으로 월드컵 열기 시들

- FIFA가 ‘앰부시 마케팅’ 규제하면서 관련 마케팅도 줄어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이 개막했지만 월드컵 마케팅 열기가 예년보다 시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ㆍ미 정상회담과 지방선거 등 굵직한 국내외 정치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월드컵 열기도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또 FIFA가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홍보와 마케팅에 월드컵을 이용하는 것을 강력하게 규제하면서 기업들은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많은 기업들이 FIFA의 까다로운 마케팅 규정으로 인해 ‘월드컵’을 월드컵이라 부르지 못하고 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 ‘월드컵’이란 단어조차 사용할 수 없다.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2018 FIFA 월드컵’ ‘FIFA 월드컵’ ‘2018 월드컵’ 등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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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러시아-사우디 아라비아의 개막 경기에 앞서 중국인 유소년들이 국제축구연맹(FIFA)기를 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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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의 공식 스폰서 십에 들어가면 대회 관련 엠블렘 사용, 경기장 내 광고 등이 가능하지만, 그 대가로 최소 10억달러(약 1조200억원)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 때문에 ‘앰부시 마케팅’이 등장했다. 스포츠 이벤트에서 공식적인 후원업체가 아니면서도 광고 문구, 모델 등을 통해 올림픽과 관련이 있는 업체라는 인상을 주어 고객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 판촉전략이다. 가령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가자! 러시아로’ 등의 연상 문구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앰부시 마케팅은 2002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에게 크게 주목받았다. 당시 SK텔레콤이 월드컵 대표팀 공식 스폰서로 지정된 KT를 제치고 ‘붉은 악마’ 캠페인으로 마케팅 효과를 봤을 때만 해도 획기적인 마케팅의 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FIFA가 후원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고 엄중한 경고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앰부시 마케팅은 사그라드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브라질산(産) 커피 원두 ‘세라도’를 할인 판매하고, 예선전 상대였던 러시아를 이길 경우 주요 상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었다. 하지만 이마트는 올해 월드컵에서는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롯데백화점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200명을 추첨해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하고 TV구매 시 추가 상품권을 지급했다. 또 푸마,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응원 패션 아이템을 단독 판매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한국 첫 골 주인공을 맞춘 고객을 대상으로 16명을 추첨하고, 상품권 200만원을 증정하는 것으로 관련 이벤트를 축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월드컵 관련 규정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는 월드컵을 연상하는 단어조차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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