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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현대산업개발, 반포1단지 3주구 우선협상대상 지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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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제안서 법적요건 미달…무상 특화설계 986억도 누락

조합, 대의원회의서 논의…시공사 선정 무효 가능성↑

뉴스1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의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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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과 관련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이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재건축 조합에 제출한 입찰제안서가 법적요건에 미달하면서다. 최악의 경우 시공사 선정 입찰이 무효가 될 수 있다. 조합은 조만간 대의원회를 열어 현대산업개발의 입찰제안서 무효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4월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 선정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애초 조합은 6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고 현대산업개발과 수의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30일 현대산업개발이 조합에 제출한 입찰제안서에 문제가 생겼다. 법적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대로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선정되면 자칫 법적요건 미달로 시공사 선정 결과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게 조합의 주장이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의 예정 공사비는 8087억원이다. 아파트 재건축을 비롯해 보도교(반포천 특화계획), 도로, 공원 등 공공기반시설, 지하철 연결통로, 공공청사, 사업시행인가 조건 공사비, 석면조사 등을 모두 포함한 가격이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의 제안서에는 보도교를 제외한 나머지가 빠져있다. 공공기반시설 등의 공사내역을 포함하면 예정 공사비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짙다. 예정 공사비를 초과하는 공사비를 써낸 시공사가 총회에서 선정될 경우 입찰 자체가 무효화 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8조에 따르면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보증금과 기한을 제외하고는 최초 입찰에 부칠 때 정한 가격 및 기타조건을 변경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입찰제안서 수정 없이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강행할 경우 자칫 무효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현대산업개발이 약조한 986억원의 무상 특화설계 내역이 입찰제안서에 빠져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특화설계 누락에 대해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으나 조합은 여전히 반신반의하고 있다.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던 특화설계가 이미 공사비에 반영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 조합원은 "바로 옆(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단지에서도 약 5000억원의 무상 특화설계가 무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검찰수사를 받는 상황"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현대산업개발의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흥기 조합장은 "현산(현대산업개발)의 제안서는 공사범위를 포함하지 않아서 조합의 입찰지침서를 위반하고 있다"며 "이는 향후 추가공사비 등이 발생해 조합원 부담이 늘고 도시정비법을 위반해 입찰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조합장은 또 "특화계역 역시 실수라는 공식 답변을 받았으나 아직 이에 대한 확실한 처리방안과 책임소재에 대한 현대산업개발의 공식답변이 없다"고 덧붙였다.

계속되는 논란에 조합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이 문제를 대의원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대의원회의 결과에 따라 조합은 현대산업개발의 입찰제안서를 향후 시공사 선정 총회에 의결하거나 아니면 현대산업개발의 입찰을 무효하고 다시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대의원회의에 앞서 설명회를 개최해 해당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라며 "(설명회 등) 구체적인 날짜와 시기를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조합 내부논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조합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나 우선 조합의 방침이 명확하게 세워져야 그 다음 단계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간극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의 역세권 단지로 현재 전용면적 72㎡ 1490가구다. 조합은 이를 허물고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2091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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