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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방글라데시인 하비블, 한국 체류 ‘마지막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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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는 내 권리 찾는 것…꼭 투표해야”

인천 남동공단서 17년 일하다 이달 말 출국

뉴스1

제7회 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오전 9시께 논곡중학교 1층에 마련된 논현2동제8투표소에서 하비블(34·방글라데시)이 투표를 하고 있다.2018.6.13/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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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두 번 다시 기회가 없을 것 같아 투표에 참여하게 됐어요."

제7회 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오전 9시 논곡중학교 1층에 마련된 논현2동 제8투표소를 찾은 하비블(34·방글라데시)은 투표를 마치고 이같이 말했다.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17년간 일해 온 하비블. 그는 이달 말 귀국을 앞두고 한국에서의 마지막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로 향했다.

하비블은 "이번에 귀국하면 한국에서 마지막 투표가 될 것 같아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투표를 하러 왔다“며 ”회사에 우편으로 선거봉투가 도착하니 주변에서 외국인이 투표할 수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했다“고 말했다.

하비블의 국적은 방글라데시지만 영주권을 받은지 3년이 경과한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투표권을 행사했다. 그는 영주권을 취득한 후 2014년 지선에 이어 올해로 2번째로 투표에 참여했다.

그는 "17년째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을 하면서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외국인 노동자의 처우에 대한 문제도 생각하게 됐다“며 ”영주권만 취득하면 외국인도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투표에 동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표를 할 때마다 매번 신기하고, 좋은 경험인 것 같다“며 ”특히 내 권리를 찾는 자리인 만큼 꼭 투표해야 한다. 투표에 무관심한 경우를 종종 봤는데, 중요성을 알고 꼭 투표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선거일인 13일이 휴무일임에도 인천 남동공단은 쉴 틈 없이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인근 공장들은 대부분 선거일을 고려해 출근시간을 오전 10시로 정했다. 그렇지 않은 경우 하비블과 같이 일을 하던 도중에 투표를 한 다음 다시 작업장으로 복귀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남동공단 인근에 설치된 투표소장에는 오전 10시 무렵이 되자 투표를 마치고 서둘러 작업장으로 향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보였다.

남동공단의 한 공장에 다니는 조연산씨(64)는 "남동공단 공장 대부분은 오늘 오전 10시에 출근하기로 하거나 업무 도중에 투표소장을 잠깐 들러 투표를 하고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를 비롯해 우리 공장 사람들도 대부분 오전에 일찍 투표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aron031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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