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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출범 앞둔 `드루킹 특검`…풀어야 할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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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특검'이 이르면 이달 말 본격 수사에 착수한다. '드루킹' 김동원씨(49·구속기소)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51) 간 연결고리를 밝히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그러나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고 갈리고, 증거 확보도 온전히 이뤄지지 않은 단계여서 수사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특검은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친 뒤 60일 동안 수사를 하게 된다. 수사 기간은 1회에 한해 30일 연장 가능해 최장 오는 9월 말께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 댓글 조작 관여했나

특검은 우선 김 후보가 김씨 일당의 댓글 조작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김 후보가 댓글 조작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김씨가 내놓으면서 김 후보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질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17일 언론을 통해 공개한 옥중편지에서 "2016년 10월 자신의 사무실을 찾아온 김 후보에게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직접 보여준 뒤 (댓글 조작에 대한)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김 후보가 텔레그램을 통해 활동을 보고 받았다"고 했다. 김 후보는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소설"이라고 일축했지만 의혹은 여전하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4일 김 후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23시간가량 조사했다. 당시 김 후보는 "김씨의 댓글 조작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후 김씨의 옥중편지가 공개돼 새로운 의혹들이 커졌지만 경찰은 김 후보에 대한 재소환 결정을 내리지 못하다 결국 특검에 넘기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이 2016년 11월께 김 후보에 대해 2700여만원의 후원금을 낸 사실을 확인했다.

◆ 청와대 개입 의혹

송인배 대통령 제1부속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송 비서관이 김 후보에게 김씨를 소개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송 비서관은 지난 19대 대선 전까지 김씨를 모두 4차례 만났다. 그 과정에서 2016년 4월 20대 총선 당시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운 A씨 부부의 요청으로 경공모 회원들과 김 후보 간 만남을 주선했다. 2016년 6월 송 비서관과 경공모 회원 7~8명은 김 의원 사무실을 찾아가 20분가량 인사를 나눴다. 또 송 비서관은 김씨 측으로부터 '사례비'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2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송 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과 김씨의 관계에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경찰은 "수사 진행 상황에 다라 송 비서관의 소환 조사 계획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송 비서관과 김씨의 만남을 주선했던 경공모 회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두 사람을 소개한 시점과 두 사람 간의 관계, 만남을 주선한 경위와 목적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철성 경찰청장은 송 비서관 소환 조사와 관련해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실적으로 오는 13일 지방선거일 전에 소환 조사가 어려워보인다"고 밝혔다.

◆ 인사 청탁 진실은

총영사 인사청탁에 대한 김 후보와 김씨 간 입장이 갈리고 있어 이에 대한 진실 규명도 불가피해 보인다. 그동안 김 후보는 "김씨가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요구해와 거절했다"고 밝혀왔다. 댓글 활동을 통해 선거운동을 도왔으니 그에 대한 대가로 인사 청탁을 해왔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후 김씨는 옥중편지를 통해 "지난해 4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문재인 캠프를 지원한 공으로 선대위에도 측근 2명을 추천했으나 1명만 발탁되자 지난해 9월 김 후보로부터 특1급인 오사카총영사직 추천을 제안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해 12월 김 후보로부터 거절 통보를 받았고, 그 후 김 후보가 오사카 총영사 대신 센다이 총영사 추전을 제안해왔으나 '급'이 떨어지는 곳이어서 거절했다"고 했다.

한편 김씨 측 변호인은 7일 서울지방법원에서 "특검 수사와 관련해 상의하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김씨가 향후 특검 조사를 변호인 없이 혼자 받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에서 세세하게 조사했고 변호인 선임 문제도 있고 해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광섭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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