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명 거주 파리 최대
이민자 규제 강화 행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프랑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낮 12시까지 파리 북동부 생 드니 운하 근처의 밀레니얼 캠프 철거작업을 진행했다. 불법 체류 상태의 난민 1500명이 텐트를 치고 머물던 곳으로, 대다수가 에리트레아, 수단 등에서 넘어온 아프리카 이민자들이다. 5월에만 운하에 빠져 2명이 사망하는 등 안전이나 위생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철거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민자들은 별다른 저항 없이 경찰의 안내에 따라 버스에 올랐다. 이들은 파리 전역의 임시 보호소 20곳으로 옮겨졌다.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은 “공공복지와 안보 차원에서 철거를 결정했다”며 “경찰은 이 같은 캠프가 다시 지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당국이 난민촌 철거에 나선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34차례 철거작업을 진행했고, 약 2만8000명의 이민자들을 거주지에서 쫓아냈다. 그러나 대부분은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파리 시내를 전전하며 생활하고 있다. 당국은 추가 철거를 예고했다. 미등록 이민자는 추방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결정은 마크롱 대통령이 말리 출신의 마무두 가시마(22)에게 프랑스 시민권을 부여한 것과 대비된다. 마크롱은 지난 26일 가시마가 4층 높이의 발코니에서 아이를 구하는 영상(링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자, 이틀 뒤 그를 대통령궁에 초대했다. 가시마의 행동을 “영웅적”이라고 치켜세우며 프랑스 시민권과 파리 소방관직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이 프랑스의 이민 정책 변화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이후 이민자 규제를 강화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2월에는 난민 신청 후 대기기간을 11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하고, 당국 결정에 항소할 수 있는 기간도 한 달에서 보름으로 줄이는 법안을 제안했다. 해당 법안은 현재 의회에서 논의 중이다. 밀레니얼 캠프를 비롯한 파리 시내 난민촌 철거 작업도 예정대로 진행했다.
위선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일각에서는 정부가 가시마를 영웅으로 치켜세우면서 그와 같은 불법 이민자 추방에는 속도를 내는 것이 위선적이라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비판을 의식한 듯 “예외적 행동이 정책을 만들지는 않는다”며 가시마의 사례가 난민 정책 완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 [인기 무료만화 보기]
▶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