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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풍계리 취재단 "北, 미투운동·드루킹 알아…지방선거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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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the300]"북미회담 취소때 南취재단 통해 뉴스 보려해…남측 중재역할에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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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북한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이 풍계리 핵실험장 3개 갱도와 관리 지휘소시설 폭파 작업을 마친 후 핵실험장 패쇄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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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남측 공동취재단 안내를 담당한 북측 관계자들이 우리측의 '미투 운동'과 '드루킹', 6·13지방선거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공동취재단은 28일 외교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안내원들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등 관계자들로 모두 평양에서 왔다"며 "남한에 대한 정보를 다루는 분들이라 (남측 소식을) 많이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궁금해한 게 지방선거 결과였다. '서울에서는 OO후보가 되겠죠' 물었고, '드루킹'도 '미투'도 알고 있었다"며 "오해를 받을까 봐 같이 간 남측 여기자에게 악수도 안 하려 했다"고 전했다.

공동취재단은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됐을 당시 (북측 관계자가) 정확한 뉴스를 몰라서 우리를 통해 알고 싶어했다"며 "북측 관계자들은 북미회담이 취소되더라도 구체적 정보를 알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측 포털사이트 등에 나온 신문 보도를 보고싶어했다"고 말했다.

공동취재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공식 서한을 통해 북미회담 개최가 적절치 않다고 발표한 사실을 지난 24일 밤 11시30분~12시 사이(한국시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마치고 원산으로 돌아오는 열차에서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북측 안내원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며 화나서 웅성웅성했다고 취재단은 전했다. 당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북측 관계자들은 원산 호텔에 도착한 후 우리측 취재진의 노트북 화면을 통해 나온 남측 보도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공동취재단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 남한의 중재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걸 느꼈다"며 "북측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대했는데 워낙 변덕이 심한 것 같다',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펜스(부통령) 등 강경파가 다시 득세한 게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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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5개국 국제기자단이 폭파 전 2번 갱도를 취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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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안내원들이 핵실험장 폭파 취재 과정에서 협조적이었는지, 뭔가 속이는 눈치였는지 묻는 질문엔 "뭘 속인다기보다 자세한 정보는 가르쳐주지 않았다"며 "핵무기연구소 부소장 이름을 절대 가르쳐주지 않았고, 방사능측정기를 가져갔는데 공항에서 압수했단 점은 비협조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풍계리 핵실험장 가서는 맘껏 취재하도록 통제하지 않고 놔뒀다. 안전 통제만 했다"며 "갱도 문 열어달라 하니 열어줘 촬영했다. 굴착 장비를 열어놓고 정비하는 단야장도 같이 폭파시킨 것은 더 이상 굴착하지 않겠단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고 밝혔다.

한편 공동취재단은 핵실험장 폭파 취재 당시 방사능 피폭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취재에 몰두했다고 밝혔다.

공동취재단은 취재시 마스크를 착용했느는 질문에 "이동경로에 대한 정보가 정확히 없었던 상황에서 버스로 1시간 반 정도 있다가 내리라고 해서 내렸는데 2번 갱도 앞이었다"며 "어느 누구도 피폭에 대한 생각은 못 한 것 같고 취재하고 촬영하느라 일순간 거기 몰입됐다. 나중에 (마스크를) 챙긴 사람들은 있다"고 말했다.

공동취재단은 북측 조선중앙TV 기자가 3번 갱도 앞 개울가 물이 안전하다고 권한 물을 실제 마신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엔 "'그렇게 말한 사람부터 마셔보시라'고 했는데 안 마시더라. 마시면 안 되겠다 싶어서 안 마셨다"고 답했다. 이어 "(만탑산을) 내려오는 길에 외신 기자들이 개울가에 가길래 봤는데 수통 마개가 떨어진 걸 주워서 열심히 닦고 있더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원산에서 풍계리에서 가장 가까운 재덕역까지 이용한 전용열차에 대해서는 "상상 이상으로 많이 흔들렸다. 출국해서 원산에 들어가 풍계리까지, 다시 원산까지 돌아오는 일정이 빡빡해 피곤한 상태라 잠은 잤다"며 "풍계리 갈 땐 불안할 정도로 흔들렸는데 돌아올 땐 진동이 몸에 익숙해져 있었다"고 말했다.

공동취재단은 방북 전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으며, 이날 오후 재측정을 통해 외부피폭 및 내부피폭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검사 결과 확인엔 2~3주가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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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북한 강원도 원산역에서 5개국 국제기자단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식 취재를 위해 마련된 특별열차에 탑승해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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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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