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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직접 입장 밝힌 MB "검찰도 공소사실 아니란 걸 알 것..무리한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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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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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사실 내용을 보면 검찰 자신도 아마 속으로 인정할 것이다. 이게 그렇지 않으리란걸 알고 있을 것이다. 무리한 기소가 됐다고 생각한다."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첫 정식 재판에서 검사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변호인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힌 이 전 대통령은 진술 기회를 얻어 미리 써둔 입장문을 피고인석에 서서 담담히 읽어 내려갔다.

이 전 대통령은 "나는 오늘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운을 뗐다.

이어 "검찰 수사가 시작된 후 조사 진술 거부하기도 했고, 기소 후에 재판도 거부하라는 주장이 많았다"며 "하지만 억울하더라도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그런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국민앞에 맹세한 사람"이라며 "대한민국은 삼권분립, 법치주의가 보장된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에 그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앞서 측근들의 검찰 참고인 진술조서 등을 증거로 사용하는 데 동의한 점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은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되는 부분이 많으니 증거를 부동의하고 증인들을 재판에 불러들여 진의를 다퉈야한다'고 말했지만 증인 대부분은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를 극복하고자 젖와 밤낮 없이 일했던 사람들"이라며 "어떤 이유로 사실과 다르게 말한 지 알 수 없지만 함께 국정을 이끈 사람들과 다투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참담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호인의 만류에도 '나의 억울함을 객관적인 자료와 법리로 풀어달라'고 말했다"며 "재판부가 진술의 신빙성을 검토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에 대해 "1985년 형님과 처남이 회사를 만들어 현대차 부품 사업에 참여?는데, 당시 저는 친척이 관계회사를 차리는 것에 염려돼 만류했지만 당시 정주영 회장도 양해를 했다고 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0여년 동안 회사가 성장하는 데 과정에서 소유나 경영을 둘러싼 어떤 다툼도 없었던 회사에 대해 국가가 개입하는 게 온당한지 의문"이라는 게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이다.

이 전 대통령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 '이 다음에 잘되면 너처럼 어려운 아이를 도와야 한다'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조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정경유착을 근절하는 데 앞장섰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의 사면 대가로 삼성으로부터 다스 소송비를 대납받는 형식으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세 번째 평창 올림픽 유치를 도전하기로 결정한 후 정치적 위험이 있었지만 국익을 위해 삼성 회장이 아닌 이건희 IOC 위원의 사면을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위해 재임 중 경험을 전수하거나 봉사와 헌신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법정에서 피고인으로 있는 게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구체적인 사실에 관해서는 아는 바를 변호인에게 모두 말했고, 재판 과정에서 말하게 될 것"이라고 10분 간의 발표를 끝맺었다.

이 전 대통령은 입장을 밝히는 도중에 기침을 하는 등 건강상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보였다.

이날 재판에는 대표적 '친이계' 인사인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자리했다.

이 전 대통령이 피고인 석에 선 모습은 언론을 통해 외부에 공개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성격이나 국민관심도, 알 권리 고려해 촬영신청을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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