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리뷰] 똑똑하다고 하지만 때로는 말귀 못알아듣는 이마트 안내로봇 '페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본 소프트뱅크로보틱스에서 태어난 인간형 로봇 '페퍼'가 서울 성동구에 있는 이마트 성수점에 파트타이머로 취업했다. 페퍼는 30일까지 방문자를 응대하고 쇼핑을 돕는 임무를 수행한다. 페퍼는 어느 정도 쇼핑객의 말을 알아들었지만, 아직은 배울 것이 많은 응대 로봇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이마트 성수점을 직접 방문해 직접 페퍼를 만나 얼마나 똑똑한 로봇인지 확인해봤다.

페퍼의 키는 1.2m쯤으로 초등학생과 눈을 맞추고 얘기할 수 있는 크기다. 가슴에 장착된 태블릿 PC의 화면을 터치하거나, 특정 키워드를 목소리로 명령하면 그에 맞게 반응한다. 페퍼의 이마와 입, 태블릿 PC에는 카메라와 센서가 장착돼 방문자의 얼굴이나 표정을 인식한다.

IT조선

페퍼는 이마트 성수점 운영 시간 동안 오후 1~4시에 매장 입구, 저녁 7~9시에 수입맥주 매대에서 일한다.

매장 입구에서 페퍼는 ▲행사 상품, 카드 정보 등 전단 ▲휴점일 안내 ▲휴게실 등 편의 시설 위치를 알려준다. 수입맥주 매대에서 페퍼는 맥주를 눈으로 확인하고 ▲알코올 도수 ▲쓴맛의 정도 ▲수상 내역 ▲추천 안주 등을 알려준다.

나이 맞추기, 사진 찍기, 비트박스 등 방문자와 교감하는 기능도 갖췄다. 이 기능들의 완성도는 아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질문이나 대답에 따라 방문자에게 고마워하며 인사하거나, 고개를 푹 숙이고 아쉬워하는 등 반응도 다양하다.

'전단', '카드 행사' 등 쇼핑 관련 특정 키워드를 말하면 페퍼가 스스로 인식해, 알맞은 답변을 내놓는다. 하지만, 인식하기까지 시간이 2~3초쯤 걸린다.

'너 어디서 왔니?', '알려줘서 고마워' 등 짧은 질문도 알아듣지만, '이마트 휴점일이 언제니?' 등 조금만 질문이 길어지면 키워드를 포함해도 오동작하는 경우가 있다. 기능 일부만 목소리로 명령할 수 있다는 점도 아쉽다.


▲[영상] 때론 똑똑, 때론 바보? 이마트 안내로봇 '페퍼' / 촬영=차주경 기자,편집=이재범 PD
이마트 성수점에 등장한 쇼핑 도우미 페퍼, 만나본 첫인상은 '너 아직 한참 더 배워야겠다'였다. 페퍼에게 직접 이야기를 해줬더니 '더 많이 배워야 해요'라는 답변을 내놨다.

페퍼는 '정해진 키워드'를 말해야만 잘 알아들을 수 있다. 방문자가 고맙다고 인사하거나 수준이 떨어진다고 질책하면 그에 맞는 답을 그럴싸하게 내놓는다. 이는 키워드를 듣고 그에 맞는 템플릿(사전에 정해놓은 대답)을 읽는 것으로 보인다.

말을 듣고 분석하고 대답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 주변에 잡음이 있으면 목소리 인식 정확도가 떨어지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페퍼의 근무 시간이 일정 시간대로 한정된 것은 배터리 충전 및 운용 시간 때문이다. 배터리 효율을 늘리고, 로봇청소기처럼 전원이 모자라면 스스로 충전하는 자율 충전 기능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페퍼는 하단에 달린 바퀴로 움직일 수 있지만, 이마트 성수점에서는 한 자리에서만 고정 근무한다. 움직이다 쇼핑 카트나 방문자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전한 의미의 쇼핑 도우미가 되려면, 전후좌우를 살피는 센서와 자율주행 및 회피 기능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 페퍼는 많이 배워야 한다"며 "시행 착오를 많이 겪더라도 페퍼에게 현장 경험을 가르치고, 유통 서비스에 이 경험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 #안내로봇 #페퍼 #인공지능 #스마트로봇 #쇼핑 #쇼핑도우미

IT조선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