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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행복사회로 가는 길] “참기만 해선 해결 안 돼… 적극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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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조언 / 무리한 요구·지시에 반박할 용기 필요 / 스스로 어려우면 주변에 도움 구해야 / 본인도 불합리한 행동 하는지 살펴야

세계일보

직장에서 무리한 요구와 과도한 지시가 이어진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직장인들은 그냥 참기 일쑤지만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직장 속 갑질이 사라지기 위해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원론적인 주장부터 입사를 먼저 한 사람이 먼저 승진하는 한국의 직장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15일 전문가들은 직장 내 갑질 문화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의연 인하대 심리학과 교수는 “도에 지나친 언행을 한 사람에게 찾아가 ‘이런 일 때문에 힘들다’, 혹은 ‘이러면 상처받는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서로 터놓고 대화하다 보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직접 나서기 곤란하거나, 노력해 봤는데 바뀌지 않았을 경우에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영란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불편하고 어려워 스스로 나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약자의 목소리를 들어줄 수 있는 단체를 찾아 상담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도 좋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상사의 갑질에 대부분 무시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리크루트가 직장인 898명을 조사한 결과 ‘문제가 있는 상사와 일할 때 대처법’으로 이들은 가능한 한 신경 안 쓰려고 노력한다(46%)고 답했다. 혹은 일할 때는 친한 척하고 뒤에서 뒷담화(16%)를 하거나, 이직해 버린다(15%)고 응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말하기도 불편하고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저분은 원래 저러니까’라는 식으로 생각해버리고 참고 이해한다”며 “말을 섞을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지만 생활을 하며 스스로 기분을 푼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게 자신부터 불합리한 지시와 과도한 요구를 하지 않는 것이다. 갑질이란 것은 어느 위치에 가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보고 당했던 행동을 그대로 옮기게 되면서 나타나는 만큼 모두의 의식변화가 필요하다.

재계 관계자는 “갑질상사 보존의 법칙상 직장에 꼭 그런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며 “혹시 회사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자신이 아닌지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직적인 기업문화가 만들어낸 모습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기수 문화가 확고해 한 번 윗사람은 끝까지 고참으로 남아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 “능력과 성과 중심의 문화를 도입해 수평적인 구조를 갖춘다면 이런 문화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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